조직검사 고통없이 '소변'으로 전립선암 진단 AI 개발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2.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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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서울아산병원, 76개 소변 표본에서 전립선암 환자 95.5% 진단

연구진이 개발한 초 고감도 바이오 센서 실물 사진/사진=KIST연구진이 개발한 초 고감도 바이오 센서 실물 사진/사진=KIST


국내 연구진이 소변에서 전립선암을 단 20분 만에 정확히 진단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이관희 박사, 서울아산병원 정인갑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초고감도 전기신호 기반 바이오센서에 스마트 AI 분석법을 도입해 이 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전립선암은 남성 암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기존엔 혈액검사를 통해 일차적 전립선암 여부를 판별하고 있다. 하지만 진단 정확도가 30%에 불과하다. 많은 환자들이 혈액검사 후 침습적인 조직검사를 받아야 하고, 그에 따른 출혈과 고통 등의 부작용을 겪는다.



연구팀은 그동안 전기신호 기반의 초고감도 바이오센서를 통해 소변에서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암 진단과 관련해선 단일한 암 인자로는 진단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반도체 기반의 초고감도 바이오센서를 활용하여 환자 소변에서 극미량의 암인자들을 검출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검출 신호의 패턴을 얻어냄/자료=KIST반도체 기반의 초고감도 바이오센서를 활용하여 환자 소변에서 극미량의 암인자들을 검출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검출 신호의 패턴을 얻어냄/자료=KIST
연구진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한 종류의 암 인자가 아닌 서로 다른 여러 종의 암 인자를 동시에 활용해 진단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우선 전립선암 진단을 위해 기존의 ‘전립선 특이항원(PSA)’ 기반 검출의 문제점을 개선키로 했다. 이를 위해 소변에서 극미량의 4가지 암 인자들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초고감도 반도체 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센서를 통해 얻은 4가지 암 인자와 전립선암 사이의 상관관계를 AI에게 학습시켰다. 이렇게 얻어진 검출 신호들의 복잡한 패턴에 따라 암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이 AI 분석법을 활용해 전립선암을 진단한 결과, 76개의 소변 표본에서 전립선암 환자를 95.5%로 진단했다. 연구진은 향후 임상을 확대해 더 많은 환자 정보를 학습시켜 진단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높일 계획이다.
암인자들의 복잡한 신호 패턴을 다수 확보하여 인공지능 분석법을 활용해 암과 정상을 100% 가까운 수치로 정밀 진단하는 데 성공함/사진=KIST암인자들의 복잡한 신호 패턴을 다수 확보하여 인공지능 분석법을 활용해 암과 정상을 100% 가까운 수치로 정밀 진단하는 데 성공함/사진=KIST
이 박사는 “소변만으로 100%에 가깝게 전립선암을 신속히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바이오센서의 개발은 소변을 활용한 다른 암 종의 정밀 진단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인 ‘ACS 나노(Nano)’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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