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패션 리더는 나"…친환경 전략에 올인하는 패션기업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12.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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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 생산·포장·마케팅까지 친환경 전략 실천...블랙야크도 페트병 자원순환 프로젝트 진행

"에코패션 리더는 나"…친환경 전략에 올인하는 패션기업들


"노스페이스에서 신발을 샀는데 박스는 안 주고 주머니 같은 걸 줬어요"

노스페이스 신발을 구매한 고객들은 자주 이같은 불만 후기를 올린다. 노스페이스는 이제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종이상자를 제공하지 않고 신발을 보관할 천 주머니를 제공한다. 고객 불만이 종종 터져 나오지만 생산뿐 아니라 마케팅, 포장,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친환경 정책을 실시하기 위해 감수하는 일이다.



오늘날의 패션산업은 생산, 판매, 구매, 관리,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석유산업에 버금가는 공해산업으로 꼽힌다. 2020년 기후변화와 코로나19(COVID-19)와 확산으로 패션업계서 '지속가능 패션'에 대한 문제의식이 크게 고조된 가운데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가 '에코패션 리더'로 모범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는 보여주기식 친환경 의류 몇 개를 출시하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와 협력한 페트병 재활용과 리사이클링 제품군의 지속적 확대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재활용 원사를 사용한 옷의 제작에 친환경 공정을 도입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에 패션업체들이 선뜻 혁신에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는 친환경 전략에 박차를 가하며 지속가능성 실천 주도권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의 친환경 에코 다운재킷 이미지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의 친환경 에코 다운재킷 이미지
◇"1000만개의 페트병, 노스페이스 옷이 되다"=노스페이스는 지난 9월 500ml 페트병 기준 1082만개를 재활용한 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선보였다. '플라스틱병, 옷이 되다'는 컨셉의 에코 플리스는 수거된 폐 페트병을 세척한 뒤 플레이크 형태로 잘게 부숴 녹여 압출 및 방사를 통해 원사로 뽑아낸 실로 원단을 만들어 제작한 옷이다. 지난해는 폐 폐트병 370만개를 재활용했는데 올해는 그 규모를 확대해 1000만개 이상을 재활용했다.

폐 페트병을 사용한 플리스 제품은 노스페이스 외에도 다수 브랜드에서 출시하고 있지만 노스페이스는 리사이클링 라인을 크게 확대하고 폐 페트병 재활용 규모도 1000만개 이상으로 늘렸다는데 차별점이 있다. 노스페이스는 페트병으로 제조한 '헥사 네오' 슈즈와 자연에서 생분해되는 '친환경 울 슈즈'도 선보이고 있다. 또 생산뿐 아니라 판매·포장에서도 환경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신발 상자도 제공하지 않는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의류산업에서 지속가능성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고 이를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실천하려 한다"며 "친환경 생산에 비용이 많이 들지만 '지속가능성'은 거스를 수 없는 메가 트렌드로, 생산은 물론 포장, 마케팅까지 전 영역에 걸친 친환경 전략을 실천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플라스틱 쓰레기를 블랙야크 의류로 재생"=블랙야크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 페트병을 재활용한 옷을 생산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협력해 'BYN 자원순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왼쪽) 블랙야크가 국내에서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의류 (오른쪽)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왼쪽) 블랙야크가 국내에서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의류 (오른쪽)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블랙야크는 서울에서 수거된 투명 페트병으로 친환경 의류를 만들기 위해 서울 강북구, 두산이엔티, 티케이케미칼과 최근 다자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지역사회와 긴밀한 협조로 폐 페트병 리사이클링 시스템을 구축해 친환경 의류를 생산하는 것이다. 강북구는 분리 배출된 페트병을 수거하며 두산이엔티는 수거된 페트병을 파쇄해 재생섬유의 원료 플레이크를 생산하고, 플레이크로 티케이케미칼이 원사를 뽑아내 블랙야크에 공급하게 된다.

블랙야크는 지난 5월에도 티케이케미칼을 시작으로 환경부, 강원도, 강릉시, 삼척시와 업무 협약으로 배출, 재활용, 제품생산, 소비로 이어지는 폐트병 자원 순환 시스템으로 국내 최초 'K-rPET 재생섬유' 기능성 의류를 출시했다.

블랙야크가 한국에서 구축한 친환경 모델은 유엔(UN)의 국제회의에서 대표적인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까지 했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은 "국내에서 사용된 페트병을 줄여 보자는 뜻에서 시작된 첫 발걸음에 다양한 분야의 혁신가들이 힘을 보태, 기업의 사회적 가치가 경제적 가치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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