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10대뉴스] 코로나 4차례 '대유행'…1000명 확진 눈앞

뉴스1 제공 2020.12.2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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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부터 전남대병원까지' 지역 곳곳서 감염 확산

[편집자주]올해 광주?전남은 유독 아픔이 많은 해였다. 2월 시작된 코로나19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추세고, 한여름 집중호우가 휩쓸고 간 지역의 생채기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일가족 4명의 참사는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역의 굵직한 현안인 광주 군공항 이전이나 시도통합은 큰 숙제로 남았다. 72년 만에 명예회복의 길이 열린 여순사건, 5?18묘역의 노태우 전 대통령 헌화는 의미있는 사건으로 기록됐다.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가 선정한 올해 10대 뉴스를 나눠 싣는다.

지난 22일 오후 광주 북구 한 노인요양원에서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2020.12.22 /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지난 22일 오후 광주 북구 한 노인요양원에서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2020.12.22 /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광주는 올 한해 4차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겪었다.



1차는 지난 2월 신천지발, 2차는 7월 방문판매 관련 '금양오피스텔'발, 3차는 8월 도심집회발, 4차는 11월부터 진행 중인 룸소주방·전남대병원 등과 관련한 확산이다.

광주 첫 코로나19 환자는 지난 2월3일 발생했다. 태국여행 후 입국한 여성 A씨였다. 국내 16번째 환자이기도 한 A씨는 확진 전날까지 광산구 21세기병원에서 폐렴 치료를 받다가 증상이 악화하며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21세기병원 코호트 격리와 소방학교 생활관 격리 등 방역당국의 발 빠른 대처로 첫 환자 발생 후 2월19일까지 A씨와 딸, 오빠 외에 광주전남에서 추가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광주가 한숨을 돌릴 때쯤 대구 신천지 발 코로나19 확산이 전국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광주는 2월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3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1차 유행의 서막을 알렸다.

광주 첫 신천지 확진자를 시작으로 함께 대구를 동행한 30대 남성 3명이 잇따라 확진을 받았고 이들 동료와 가족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해 보건당국은 신천지 교회와 부속 시설 115곳을 강제 폐쇄했다.


1차 유행은 해외 입국자들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며 4월 중순까지 이어지다 소강상태를 보이며 6월20일쯤 사실상 마무리됐다. 신천지 관련 확진자는 9명에 그쳤다.

광주 방문판매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생 전파 관계도.(광주시 제공)2020.7.15/뉴스1 © News1광주 방문판매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생 전파 관계도.(광주시 제공)2020.7.15/뉴스1 © News1
1차 유행보다 규모가 더 크고 확산 속도가 빠른 2차 유행은 6월27일 시작됐다. 방역 당국이 감염 고리를 찾기도 전에 추가 감염이 발생했다.

광륵사에서 시작한 지역사회 감염은 금양오피스텔, 광주사랑교회, 일곡중앙교회, 해피뷰병원, SKJ병원, CCC아가페센터, 한울요양원, 광주고시학원 등으로 급속도로 확산했다.

보건당국은 애초 감염지 간의 연결 고리를 찾지 못하다가 정밀 추가 역학조사를 통해 광륵사와 금양오피스텔 간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금양오피스텔이 대전 방문판매업체인 '101세홈닥터'와 연관된 것이다.

2차 유행 중에는 방문판매와 무관한 사우나와 휴대전화 대리점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한 시민 다수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사이 생후 12개월 남아와 미취학 아동부터 9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의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지난 8월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보수단체 회원들이 지난 8월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3차 유행은 보수단체가 강행한 8·15 광화문 집회가 발화점이었다. 광주에서는 버스를 대절해 광화문집회에 222명이 참여했다.

집회 참가 후 돌아온 확진자들이 교회에서 2차, 3차 감염을 확산시켜 교회 관련 확진자는 36명까지 증가했다. 대부분 교회에서 식사, 모임 등 밀접접촉을 하면서 감염이 빠르게 확산했다.

3차 유행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유흥주점이 밀집한 광주 서구 상무지구 번화가를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됐다.

방역당국은 애초 상무지구 유흥업소에서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했으나 역학조사 결과 상무지구 유흥업소 접객원과 가족 등 2명이 7월27~29일 서울사랑제일교회 합숙예배에 참석한 사실을 밝혀냈다.

광주시는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후 동선을 숨긴 광주 236번과 광주 410번을 상대로 1억662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거리두기를 무시한 교회, 유흥주점을 중심으로 3차 유행이 확산했고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들도 지속적으로 발생해 시민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쳐갔다.

광주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지난 11월18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 앞에서 외래 환자들이 약 처방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2020.11.18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광주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지난 11월18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 앞에서 외래 환자들이 약 처방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2020.11.18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유흥주점 발 3차 유행에서 우려됐던 술집 내 감염이 결국 4차 유행까지 이어졌다. 4차 유행의 시작점은 광주 남구 진월동의 한 맥줏집이다.

최초 맥줏집 확진자는 서울에서 광주로 이사를 오면서 이삿짐 트럭을 운전한 운전자에게 감염됐다. 맥줏집에서 시작한 지역 사회 감염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며 지역 의료 체계까지 위협했다.

남구 맥줏집 테이블 4개에서 각각 술을 마신 대학생, 룸소주방 직원이 각자의 일상에서 감염을 확산했고 룸소주방 직원이 근무하는 건물 2층 소주방에서 전남대병원 의료진이 감염됐다.

전남대병원 지표 환자인 신경외과 전공의를 시작으로 전남대병원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입주업체 직원, 교도소 직원까지 확진자는 86명에 달한다. 동일 생활권인 전남과 퇴원 환자들까지 합하면 전남대병원 관련 확진자는 100여명을 웃돈다.

코로나19로 업무가 가중된 상황에서 의료진들의 수십여명이 자가격리, 격리 치료에 들어가자 남은 의료진들의 고충은 더해갔다. 정부가 긴급 의료인력을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방역 당국은 이들 교회 확진자들의 연관 관계를 찾기 위한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했고 경북 상주에 있는 'BTJ열방센터'라는 연결고리가 발견됐다.

지난11월 27일과 28일 BTJ열방센터에서 기독교 선교 캠프가 열려 전국 교회 신도들이 선교 캠프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에서 선교 캠프에 참석했던 이들은 광주 781번과 786번이다.

광주서림교회 교인인 781번이 BTJ열방센터 선교 캠프에 참석했고 이후 광주에 내려와 가족과 지인에게 감염을 확산했다. 781번의 가족이 광주상일교회와 유사 방문판매업체에서 감염을 확산한 것이다.

선교 캠프에 참석했던 786번 역시 송하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해 가족과 지인 7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등 이들을 시작으로 광주에서는 현재까지 42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이다.

지난 12월17일 오후 광주 북구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진행하는 의료진의 페이스 쉴드에 성에가 끼어있다.2020.12.17 /뉴스1 © News1 DB지난 12월17일 오후 광주 북구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진행하는 의료진의 페이스 쉴드에 성에가 끼어있다.2020.12.17 /뉴스1 © News1 DB
코로나19가 11개월 가까이 지속하며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은 일상이 됐고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일상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정부가 연말을 맞아 친목 모임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24일 0시부터 5인 이상의 집합을 금지하는 강수를 내세웠다.

또 다른 유행을 막는 최고의 백신은 '올겨울을 지혜롭게 보내는 시민들에게 달렸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23일 오후 6시 기준 광주 누적 확진자는 954명으로 1000명을 앞두고 있다. 사망자는 4명, 격리해제 775명, 치료 중인 환자는 17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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