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견 막아 뭇매맞은 롯데마트 "과태료 200만원 납부 예정"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장덕진 기자 2020.12.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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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스타그램 캡처/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교육중이던 시각장애인 예비 안내견을 막아 논란이 됐던 롯데마트가 과태료를 납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구청은 현재 마트 측에 한달간 납부 유예기간을 부여한 상태다.

24일 송파구청에 따르면 오는 30일까지 롯데마트 측은 구청에 과태료 부과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구청은 지난 7일 장애인복지법 위반으로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한다는 사전 통지서를 마트 측에 보냈는데, 30일까지 의견을 내지 않거나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강제 체납절차를 진행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의견을 제출할 내용은 따로 없고 과태료를 기간 내에 정상적으로 납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청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달 29일 처음에는 안내견 출입을 허가했지만 점포 내에 있었던 고객들이 "비장애인이 안내견을 데리고 다닌다"며 항의하자 매니저 A씨가 "데리고 나가달라"며 고함을 쳤다.



이에 안내견 자원봉사자도 "정당한 퍼피워킹 중이다"는 취지로 같이 소리를 쳤고 고성이 오가자 해당 안내견이 놀라 식품 판매 코너에서 분뇨를 배출했다.

당황한듯한 예비 안내견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퍼지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마트 측은 인스타그램 사과문을 통해 "롯데마트 잠실점을 내방한 퍼피워커와 동반 고객 응대 과정에서 견주님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며 고개숙여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무성의한 사과'라며 불매운동까지 일어나기도 했다.

롯데마트 측이 지난달 30일 '안내견 출입 거부' 논란에 사과했지만, 1일 온라인상에는 롯데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롯데마트 측이 지난달 30일 '안내견 출입 거부' 논란에 사과했지만, 1일 온라인상에는 롯데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마트·백화점 곳곳에 도배된 안내견 팻말…'생뚱맞다'는 반응도
24일 오후 2시30분쯤 서울 롯데마트 잠실점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24일 오후 2시30분쯤 서울 롯데마트 잠실점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현재 논란이 됐던 롯데마트 잠실점을 포함해 인근 롯데백화점, 명품을 판매하는 애비뉴엘까지에도 "안내견은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라고 적힌 팻말이 비치돼있다. 롯데마트 잠실점과 백화점, 애비뉴엘 건물은 잠실역 지하상가를 통해 연결돼있어 이동이 용이하다.


롯데마트 측은 SNS에 사과글을 올린 후 재발 방지 대책으로 이 팻말들을 점포마다 비치했다.

24일 오후 2시30분쯤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24일 오후 2시30분쯤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이날 팻말을 본 고객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마트에만 비치한 게 아니라 논란과 무관했던 곳까지 팻말을 비치한 건 잘했다고 하는 반응과 너무 과해 '생뚱맞다'는 지적도 있었다.

롯데마트 잠실점에 방문한 주부 김모씨(45)는 "마트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안내견 논란이 있었던 곳이라고 해서 놀랐었다"며 "아까 백화점을 잠깐 들렸다 마트로 왔는데 잠실점 곳곳에 팻말이 비치돼 있는 거 보면 사과하는 태도는 느껴진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백화점에서 만난 고객 정모씨(33)는 "안내견 봉사를 했던 사람이라 관심이 많았는데, 백화점 같은데까지 팻말을 '도배'해 놓은 건 과한 반응이 아닌가 싶다"며 "'이 팻말이 여기 왜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 생뚱맞아서 혼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팻말이 자주 노출 될 수 있도록 롯데 그룹 차원에서 조치한 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안내견이 출입 거부 당했던 사건을 시민들이 회자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이삭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사무국장은 "이달 초 이후 사실 안내견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들었다"면서도 "국민들이 매장을 다니다가 팻말을 보면서 안내견이 어디든 다닐 수 있다는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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