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상속세' 예고에 삼성그룹주 주가 오르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12.2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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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홍봉진 기자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홍봉진 기자


22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의 상속세가 확정된다. 약 11조원으로 역대 최대 상속세가 예상된다. 천문학적인 상속세 재원 마련에 관심이 집중된다. 높아지는 관심만큼 삼성그룹주도 크게 올랐다.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이날 오후 12시 35분 삼성생명 (88,800원 ▲2,400 +2.78%)은 전일 대비 5500원(7.26%) 오른 8만1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8만27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7만6700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삼성물산 (151,100원 ▲1,000 +0.67%)은 7000원(5.49%) 뛴 13만4500원, 삼성물산우는 7500원(6.25%) 오른 12만7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호텔신라우 (44,050원 ▼200 -0.45%) 역시 2.05%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삼성그룹주의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주식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사망 전후 2개월, 총 4개월 간 보유 주식의 종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출된다.이 전 회장의 경우 10월 25일 일요일에 사망해 주식 평가 기준일은 10월 23일(금요일)이다. 지난 8월 24일~12월 22일까지의 평균 금액이다.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 주식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우가 61만9900주(0.0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에스디에스 (158,600원 ▲8,400 +5.59%) 9701주(0.01%) 등이다.

각각의 주식을 21일 종가 기준으로 했을 때 이 전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22조945억원 규모다. 최대주주 20% 할증과 최고 상속세율인 50%, 자진신고 공제율인 3%를 적용하면 11조원을 웃돈다. 연부연납을 이용해도 연간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배당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에 힘이 실린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속세를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보유 지분의 배당금과 가족들의 개인적인 파이낸싱 방법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배당소득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 전 회장 등 삼성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으로 받은 배당소득은 총 7246억원이다. 연간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의 40% 수준이다. 배당 확대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새로운 배당 규모와 추가 환원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너 일가가 받는 배당에서도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며 "내년 이후 배당 확대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역시 대대적인 배당 확대가 기대된다. 삼성물산은 이 전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삼성생명의 2대 주주(19.34%)이자 상속의 중심인 이재용 부회장(17.48%)과 이부진 사장(5.6%),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5.6%)이 주요 주주로 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 외 오너일가의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이 충분한 만큼 오너일가→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 구도로 정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이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의 60~70%를 재배당한다는 방침도 긍정적인 재료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8.51%)에 이어 삼성전자의 2대 주주(5.0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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