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끌어내린 '애플카' 소식, 실제 출시 땐…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0.12.23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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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AFP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AFP


테슬라는 오랫동안 '자동차업계의 애플'로 통했다. 세련된 디자인, 뛰어난 기술력, 참신한 발상, 소비자 팬덤이 대표적인 이유였다. 그러나 자동차업계에 원조 애플이 등장한다면 얘기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간밤 테슬라의 거침없는 질주에 제동을 건 건 다름 아닌 애플이었다. 테슬라가 S&P500지수 편입 첫날인 21일(현지시간) 6.5% 폭락한 배경엔 획기적인 배터리 기술과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애플카' 출시가 4년 앞으로 다가왔다는 소식이 있었다. 로이터는 이날 애플이 2024년에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에서 최강자로 평가받던 테슬라가 이제 애플이라는 거대공룡의 도전을 맞닥뜨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온라인 매체 스크린랜트는 애플 자동차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알파벳이나 우버가 아니라 테슬라와 직접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파벳과 우버가 산업용 솔루션 개발을 주력으로 삼는다면 애플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완성차를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테슬라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개인정보보호와 소비자 신뢰도, 자체 생태계에서 애플이 이미 구축한 강점을 감안할 때 애플 자동차는 소비자에게 즉각적으로 먹혀들어갈 수 있다고 스크린랜트는 내다봤다.

애플은 2015년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는 등 모빌리티 분야로의 진출이 오랫동안 거론돼왔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 둔화에 따라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는 방법을 필사적으로 모색하면서 모빌리티 산업을 눈여겨봤다.

특히 최근 친환경 바람을 타고 고속성장 중인 전기차의 경우 내연차보다 부품수가 적어 진입장벽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전통 자동차업체에 비해 기술 기반의 신규 진입 업체들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완성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으나 자율주행, 플랫폼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앞서 애플에 정통한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앞서 "애플이 2023년에서 2025년 사이에 애플카를 출시할 것"이라면서 애플카가 애플의 "차세대 주력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2007년 아이폰처럼 자동차시장에 일대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일찌감치 애플을 경쟁업체로 염두에 두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6년 한 콘퍼런스에서 애플을 자동차 부문에서 유일한 경쟁자로 예상하면서, 애플이 “좋은 차를 만들고 성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벤처캐피탈회사 루프벤처스의 진 문스터 공동 창립자는 이달 앞서 CNBC 인터뷰를 통해 테슬라가 3년 후 25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낙관론을 내놓으면서도 유일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회사로 애플을 꼽았다. 그는 "자동차산업에서 애플의 야심이 무엇이건, 테슬라 투자자로서 애플 자동차 출시는 테슬라 투자자로 하여금 뒤로 물러나 상황을 다시 짚어보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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