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유숙박 이미 절반넘게 예약…'홈파티' 5인모임 방역구멍 되나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12.2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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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에 연말모임 수요 감소…공유숙박·파티룸은 단속 어려워

서울시가 경기도, 인천시와 함께 오는 23일 0시부터 내년 1월3일까지 5인 이상 실내외 사적 모임 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한다고 발표한 21일 서울 대학로 일대 거리가 한산하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동창회, 동호회, 야유회, 송년회, 직장회식, 워크숍, 계모임, 집들이, 돌잔치, 회갑·칠순연과 같은 개인적인 친목모임도 일체 금지된다. 다만 결혼식과 장례식만 행사의 예외적인 성격을 감안해 2.5단계 거리두기 기준인 50인 이하 허용이 유지된다. /사진=뉴시스서울시가 경기도, 인천시와 함께 오는 23일 0시부터 내년 1월3일까지 5인 이상 실내외 사적 모임 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한다고 발표한 21일 서울 대학로 일대 거리가 한산하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동창회, 동호회, 야유회, 송년회, 직장회식, 워크숍, 계모임, 집들이, 돌잔치, 회갑·칠순연과 같은 개인적인 친목모임도 일체 금지된다. 다만 결혼식과 장례식만 행사의 예외적인 성격을 감안해 2.5단계 거리두기 기준인 50인 이하 허용이 유지된다. /사진=뉴시스


오는 23일 0시부터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서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며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모임이 이어지던 연말 풍경도 사라지게 됐다. 호텔 뷔페에서 연말 모임을 즐기거나 가족·친구들과 해돋이를 보러 여행길에 오르는 대신 '집콕'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유숙박이나 파티룸 등에서 모이는 조짐도 보여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집합금지로 '홈파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단속이 어려운 장소에서 개인 모임을 하는 경우 5인 이상이 모여도 파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
특급호텔 레스토랑, 예약 10% 빠진다
롯데호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 /사진=롯데호텔롯데호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 /사진=롯데호텔
5성급 럭셔리 호텔 등 서울 도심 특급호텔들은 이번 조치로 연말 식음 예약의 10~15%가 빠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 플라자 등을 운영하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운영 중인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과 뷔페 별로 차이는 있지만 5인 이상 예약 고객이 올해 연말 전체 고객 중 10% 안팎으로 추산된다"며 "해당 고객들에 대한 예약 연기 등 일정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특급호텔들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호텔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식음시설 운영에 대한 제약이 커지긴 했지만 예상외의 큰 타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2주 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향으로 뷔페·레스토랑 좌석 수를 기존 60~70% 수준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저녁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되며 롯데호텔과 신라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등 주요 호텔들이 2부제를 없애고 1부만 운영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2.5단계 거리두기 이후 예약 비중이 단체에서 개인, 소규모 가족모임으로 바뀌었단 설명이다. 통상 연말 호텔 뷔페는 기업 부서 송년회나 가족·친지가 모이는 10인 내외 단체 예약이 많았지만, 올해는 거리두기 우려로 연인이나 자녀를 동반한 3~4인 가족 단위 고객의 예약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단 것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이미 11월부터 조부모 포함 3대가 모이는 등의 식사 모임이 줄어든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돌잔치 등 예정된 연회행사는 줄취소가 불가피하다. 이번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에 웨딩은 기존대로 50인 이내로 가능하지만, 그 외 행사는 사실상 진행이 불가하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돌잔치는 가족만 모이는 등 아무리 작게 하더라도 조부모와 부모, 자녀만 합쳐도 5명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진행이 어렵다"며 "당장 임박한 행사는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해 관련 부서 직원들이 분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숙박·여행 방역맹점은 여전
3단계 아니라 위약금 갈등 불씨도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 발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서 권한대행은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는 경기, 인천과 특단의 대책으로 23일 0시부터 내년 1월3일까지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한다"며 "동창회, 야유회, 송년회, 돌잔치 등 개인적인 친목모임도 모두 금지된다"고 밝혔다. 이어 "결혼식 장례식만 예외적으로 50인 이하로 허용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스1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 발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서 권한대행은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는 경기, 인천과 특단의 대책으로 23일 0시부터 내년 1월3일까지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한다"며 "동창회, 야유회, 송년회, 돌잔치 등 개인적인 친목모임도 모두 금지된다"고 밝혔다. 이어 "결혼식 장례식만 예외적으로 50인 이하로 허용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스1
연말이면 해돋이를 보러 가는 등의 이유로 높아지는 국내여행 수요도 뚝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조치가 진행되는 서울과 수도권에 전 국민의 절반 가량이 사는 만큼, 전반적인 국내 여행심리도 위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연말 여행 명소인 강원도와 제주도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해 경각심이 높아지는 만큼 최대한 방문을 자제하는 상황이다.

5인이상 모임이 금지되는 수도권의 경우 5명이 넘어서는 여행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사실상 단속은 어렵지만 만에 하나 일행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경우 추후 벌금 등의 제재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홈파티'를 통해 기존 연말 모임과 연회를 갈음하려는 수요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 특급호텔들이 식음시설 운영 제한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놓은 드라이브 스루(Drive-Thru·DT)와 투고(To go) 서비스, 자체 HMR(가정간편식)·밀키트 상품의 예약이 급증하는 추세다.

강화된 거리두기 조치가 오히려 방역에 구멍을 뚫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식당이나 특급호텔 레스토랑과 달리 공유숙박이나 파티룸 등에선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지 제대로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회사원 이모씨는 "아무래도 모일 만한 장소가 없다보니 주변에서 에어비앤비에서 만나는 건 어떻냐는 제안도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 에어비앤비에서 크리스마스 연휴인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시내 숙소를 검색한 결과 66%가 예약이 마감된 상황이다. 상당 수 연말모임 인파가 에어비엔비로 몰린 셈이다. 에어비앤비 측은 "코로나 방역 문제로 최근 호스트들이 고객 입실 시 인원 수를 체크하는 등 방역지침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업계 일각에선 환불이나 위약금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모임에 있어서 만큼은 3단계와 비슷하거나 이상의 조치인데 정작 3단계 거리두기는 아니다보니 숙박이나 식당 예약에 대한 위약금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여행·숙박·외식 등의 예약은 3단계 거리두기일 때만 위약금 없이 취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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