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0 바라보는 코스피…내 주식은 왜 안 오르나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1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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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양책·유동성 확대 기대감…거리두기 3단계 격상 '주의'



최근 증시의 상승 강도가 다소 둔화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경기침체 우려는 커지고 있지만 오히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지금까지 증시를 떠받쳐 온 유동성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나빠도 좋다'는 시장…부양책 기대↑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75포인트(0.06%) 오른 2772.18로 마감했다. 지난 한 주(14~18일) 동안 상승률은 0.07%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코스피 지수는 12월 첫째주와 둘째주에 각각 3.72%, 1.41% 오르며 2700선을 돌파했지만 상승 강도는 점차 약해지는 양상이다. 그동안 누적된 상승 피로감과 차익실현 욕구, 외국인의 매도세 전환 등이 코스피 상승세 저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 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지난 18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3.2포인트(0.34%) 오른 947.24에 거래를 마쳤다. 한 주 동안 약 2% 올랐다. 최근 영국,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본격 접종하기 시작하면서 지엘팜텍, 현대바이오, 인바이오 등 코스닥 바이오 종목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ap 뉴시스 / 사진제공=ap뉴시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ap 뉴시스 / 사진제공=ap뉴시스


지난주 가장 시장의 관심이 컸던 이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였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나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FOMC에서는 기존의 기조를 재확인하는데 그쳤다. 채권 매입 확대나 금리 인하 같은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가 없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일부 실망 매물이 나오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미국 연준이 완화적 통화 기조를 확고히 했다는 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주식 시장의 상승 탄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것은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이다. 느린 경기 반등 속도로 실물경기와 주가와의 괴리는 점차 커지고 있지만 유동성만 뒷받침 된다면 상승세는 얼마든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다소 부정적인 경제 지표가 나왔음에도 시장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의 12월 둘째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88만5000건을 집계됐는데, 이는 예상치인 80만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미국의 1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1% 감소해 예상치인 -0.3%를 크게 밑돌았다. 가격 변동성이 큰 자동차, 휘발유, 음식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늘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론 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소비가 침체됐다는 의미다.

미국의 주요 대도시인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12월 제조업활동지수도 예상치인 20을 한참 밑도는 11.1로 나타났다. 실업율과 소비, 기업 경기 전망 모두 부정적 지표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1만2764.75로 한 주(14~17일) 동안 3.1% 상승했다.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 500 역시 이 기간 1.6% 올랐다.

백신 기대감이 유효한 가운데 부정적인 경제지표가 발표되자 경기를 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부양책과 추가 유동성 공급 기대도 커진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FOMC 이후 "만약 경기회복세가 느려진다면 채권매입 확대 등 추가 완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도 실업 상황이 심각해지자 추가 부양책 타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양책에는 모든 미국인에게 현금 600달러를 지급하는 방안을 포함해 총 9080억달러(약 1000조원) 규모의 지원 대책이 담겼다.

유동성 확대, 코스피에도 긍정적…'거리두기 3단계' 관건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미국의 유동성 확대는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이다. 달러 공급이 늘수록 상대적으로 원화가 강해지면서 한국 등 이머징 마켓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17일 89.89까지 하락했다. 달러 지수가 90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8년4월 이후 약 2년 반만이다. 부양책이 통과되고 추가 유동성이 공급되면 달러 가치는 더 하락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도 연준이 공급하는 유동성의 힘으로 증시의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다음주 코스피 예상 범위로 2740~2820을 예측했고 NH투자증권은 2700~2800 사이로 전망했다.

관건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발생자가 연일 1000명대를 넘으면서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커졌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할수록 경기는 더 침체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시 연간 민간소비는 16.6%, GDP(국내총생산)는 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에 이어 2021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각오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현추세가 유지될 경우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 특히 외국인 매매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상승에도 소외받은 내 주식…투자전략은?
증시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며 투자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코스피가 연일 고점을 돌파하는 와중에도 기대만큼 높은 수익을 올리지 못한 경우가 많아 소외감이 커진다. 일부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증시 전체로 온기가 퍼지지 못한 영향이다.

실제로 그동안 개별 종목 상승률을 보면 코스피·코스닥 상승률보다 덜 오른 종목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달 2일부터 17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22.2%, 코스닥 지수는 19.1% 상승했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906개 종목(거래정지 제외) 중 이 기간 코스피 지수보다 더 많이 오른 종목은 210개로 전체의 23%에 불과했다. 70% 이상은 코스피보다 덜 오른 것이다. 심지어 124개 종목은 이 기간 주가가 하락했다.

코스닥 역시 이 기간 전체 1374개 종목 중 69%인 949개 종목이 코스닥 지수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이후 개인이 순매수한 종목을 보면 대체로 전체 지수 대비 수익률이 떨어진다. 삼성전자나 기아차 같은 최근 주도주를 매수하기도 했지만 증시 하락에 베팅한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인버스'를 대거 매수해 수익률을 깎아먹었다.

반면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LG화학, SK하이닉스, 삼성SDI, 아모레퍼시픽 등은 20~30%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시 정방향에 투자하는 'KODEX 200'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이 기간 개인과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7%대 25%로 외국인이 압도했다.

증시 상승 국면에서는 향후 경기 반등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에 투자하거나, 증시 전체를 추종하는 인덱스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회복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반도체, 화학, 운송에 긍정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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