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내 어디서든 보이는 그 곳, 제주 관광 '게임 체인저' 될까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12.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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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롯데관광개발 숙원사업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오픈…제주 관광산업 패러다임 바뀔 지 주목

18일 오픈한 롯데관광개발의 제주 드림타워. 그랜드 하얏트 제주와 각종 부대시설이 들어섰다. /사진=롯데관광개발18일 오픈한 롯데관광개발의 제주 드림타워. 그랜드 하얏트 제주와 각종 부대시설이 들어섰다. /사진=롯데관광개발


크루즈·패키지(PKG) 여행사에서 럭셔리 호텔과 카지노·쇼핑·식음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을 선언한 롯데관광개발(이하 롯데관광)의 야심작 제주 드림타워가 베일을 벗었다. 반 세기에 걸친 광화문 시대를 마치고 제주 '향토기업'으로 탈바꿈하며 사활을 걸었던 복합리조트 프로젝트가 마침내 시동을 걸면서 제주 관광산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롯데·신라가 주름 잡았던 제주 특급호텔 판도에도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제주 대표 랜드마크 불 밝혔다
제주 드림타워 그랜드 하얏트 제주에서 운영하는 코너 스위트 객실 전경. /사진=롯데관광개발제주 드림타워 그랜드 하얏트 제주에서 운영하는 코너 스위트 객실 전경. /사진=롯데관광개발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관광은 전날 국내 최초 도심형 복합리조트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이하 드림타워)를 공식 개장했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별 다른 개장행사 없이 영업을 시작했지만 제주 최고 높이, 최대 규모 건물에 사람들이 오가기 시작하며 관광업계와 제주 지역사회에서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 제주 도내 가장 노른자위 땅인 노형오거리에 들어선 드림타워는 규격 외 사이즈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드림타워는 기존 제주에서 가장 높았던 롯데시티호텔(89m)보다 2배 가량 높고 연면적은 30만3737㎡로 여의도 63빌딩의 1.8배 크기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처럼 제주시내 주요 지역에서 한 눈에 들어온다. 그간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 해외 경쟁 관광지들과 비교해 뚜렷한 랜드마크가 없었던 제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롯데관광은 지난 수 년 간 드림타워 완공에 사활을 걸어왔다. 전체 사업비만 무려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순수 국내 자본으로 1조원 넘는 금액이 제주에 투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중국 녹지그룹과 함께 시작했지만 코로나19 등 악재가 겹치며 녹지그룹이 발을 빼자 투자 유치를 통해 홀로서기에 나섰다. 최근 금융기관으로부터 사업자금 8000억원을 조달, 사업비 정산과 소유권 이전 작업 등을 마무리 지었다.



제주 관광 고급화 이끌까
제주 드림타워 3~4층에 마련된 K패션 전문 쇼핑몰 '한 컬렉션' 조감도. /사진=롯데관광개발제주 드림타워 3~4층에 마련된 K패션 전문 쇼핑몰 '한 컬렉션' 조감도. /사진=롯데관광개발
롯데관광이 이처럼 본사까지 옮기는 모험을 단행한 것은 제주가 기회의 땅이란 판단에서다. 국내 최고 관광지로 꼽히지만, 관광의 질적 측면에서 여전히 제주는 불모지란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제주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은 매년 늘지만 이들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이나, 이에 따른 관광수지는 그리 높지 않아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관광 트렌드가 프리미엄·프라이빗을 바탕으로 한 '럭셔리 관광'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주도 중·장기적 측면에서 관광 인프라 고급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롯데관광은 럭셔리 관광 콘텐츠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게 글로벌 호텔체인 하얏트그룹이 운영을 맡은 호텔파트다. 그랜드 하얏트 간판을 단 호텔은 무려 1600개에 달하는 객실을 올 스위트로 꾸몄다. 전 세계에서 750여개의 특급호텔을 운영하는 하얏트 내에서도 두 번째 규모로, 호텔 고용 인원만 1000여 명에 달한다. 하얏트그룹 역시 미슐랭 3스타 셰프 등을 집중 배치시키는 등 글로벌 역량을 총집결하고 있단 설명이다.

쇼핑 콘텐츠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드림타워 3~4층에 방탄소년단(BTS)의 의상을 만든 디자이너 등 200명의 K패션 전문가가 참여한 쇼핑몰 '한(HAN) 컬렉션'을 만들었다. 뷰티와 함께 대표적인 패션이 한류 쇼핑 콘텐츠인 만큼,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까지 잡을 수 있단 것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의 '2019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한국 여행 고려 요소로 쇼핑(66.2%)을 고를 만큼 쇼핑관광에 대한 열기가 높다. 이 같은 한류 쇼핑클러스터를 형성할 경우 제주 관광산업 전반적인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제주 특급호텔 지각변동 일어나나
제주 드림타워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마련된 야외 풀장의 모습. 사진=롯데관광개발제주 드림타워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마련된 야외 풀장의 모습. 사진=롯데관광개발
이에 따라 서귀포시 중문에 위치한 롯데호텔 제주, 제주 신라호텔을 중심으로 짜여진 제주 특급호텔 지형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란 관측이다. 드림타워가 제주공항과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각종 부대시설 선택지가 많아 국내 호캉스족의 관심이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8년 인수한 LT카지노를 4배 더 키워 이전하는 만큼, 코로나19 리스크가 해소되면 드림타워를 찾는 중국·일본 '큰 손'들도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관광은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는 2021년부터 5년 간 7조5200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드림타워를 찾는 외국인만 500만명(향후 3년 간)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효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종식되고 국내 확산세도 잡히며 끊어진 하늘길이 얼마나 빠르게 복구될 지가 관건이다.

롯데관광 관계자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제주 최고 높이, 최대 규모와 함께 국내 첫 도심형 복합리조트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모던 코리안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한다"며 "자연관광 위주의 제주여행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의 여행 설레임이 드림타워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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