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양책 합의·FOMC에도 시큰둥한 시장…뭐가 문제니?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12.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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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 1.36p(0.05%) 내린 2770.43으로 마감한 17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4.39P(0.47%) 오른 944.04를 기록했다. 2020.12.17. kkssmm99@newsis.com[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 1.36p(0.05%) 내린 2770.43으로 마감한 17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4.39P(0.47%) 오른 944.04를 기록했다. 2020.12.17. [email protected]


지지부진한 증시에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가 순조롭게 끝났지만 시장의 반응은 밋밋했다.



긍정적 시나리오를 최대로 선반영한 탓에 기대 이상의 정책이 나오지 않는 것이 오히려 동력을 떨어뜨리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36포인트(0.05%) 내린 2770.43에 마감했다. 지난 10일부터 6거래일 연속 보합권을 유지하면서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이날 개인이 홀로 3264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012억원, 324억원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요금제 개편 기대감 속 한국전력 (22,100원 ▼50 -0.23%)이 10% 이상 오르면서 전기가스업종이 7%대 크게 상승했다. 기계와 종이목재도 1%대 상승했다. 반면 증권과 건설업은 1%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LG화학 (440,000원 ▼4,000 -0.90%)은 1%대 상승했고 현대차 (237,000원 ▼7,000 -2.87%)삼성SDI (477,500원 ▼3,000 -0.62%)는 강보합세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 (386,500원 ▼5,500 -1.40%)은 2%대 하락했고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 등 나머지 종목은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코스닥 지수는 4.39포인트(0.47%) 올라 944.04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역사적 고점을 또다시 경신했다. 개인은 1097억원 팔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562억원, 816억원 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부분 상승했고 특히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가 7%대 강세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 (277,500원 ▼10,000 -3.48%)도 4%대 올랐다. 반면 알테오젠 (207,500원 ▲11,900 +6.08%)은 홀로 1%대 하락했고 에이치엘비 (109,700원 ▲100 +0.09%)는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경기 회복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경기 회복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뉴욕발 훈풍에 증시 상승 모멘텀이 다시 찾아오길 기대했던 것과 달리 시장은 힘을 쓰지 못했다.

전날 외신들은 미국 9000억달러 규모 추가 경기 부양책 합의가 근접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올해 마지막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는 경제전망이 상향됐고, 제롬 파월 의장이 제로 금리를 유지하면서 현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시장은 시큰둥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최상의 상황을 반영해버린 증시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긍정적 이슈에 대한 역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더 강한 자극이 오지 않는다면 증시가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회의에서 자산매입 가이던스가 소폭 강화됐지만 코로나19 이후 힘을 소진한 탓인지 정책변화는 없었다"며 "미국 연준의 자산 증가 속도가 7~8월 이후 둔화되는 등 유동성 지원이 예전같지 않고, 이번 회의에서도 '행동'보다 '말'이 앞섰다"고 평가했다.

FOMC 발언은 보기에 따라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측면이 있지만 시장에서 더 큰 액션을 기대했기에 실망감이 컸다는 분석이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있다. 코스피는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13배에 도달했다.
美 부양책 합의·FOMC에도 시큰둥한 시장…뭐가 문제니?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증시가 상승 편향 심리를 보여왔지만 전날에는 부양책 합의 기대에 반등했다가 연준 기자회견 후 반등폭을 축소하는 등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며 "11월 이후 쉬지 않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호재를 선반영한 만큼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더 강한 호재와 이벤트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주가가 급락할 것이라는 비관론은 경계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FOMC 회의, 추가 부양책 합의 등 재료 노출로 증시가 소강국면에 접어들 수는 있다"면서도 "시장이 겁을 먹으려면 금리 압력이나 공매도 재개 등 좀더 확실한 리스크가 필요한데 그건 경기가 좋아진 봄에나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아직은 괜찮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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