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문해교실 '할매 시인들' 손글씨 무료 글꼴 제작

뉴스1 제공 2020.12.1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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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이 내글씨 통해 나를 기억하면 좋겠다"

경북 칠곡군 문해교실 할머니들의 손글씨가 글꼴로 제작된다. 손글씨 글꼴 제작에 선정된 할머니들이 본인의 글씨체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2020.12.17/© 뉴스1경북 칠곡군 문해교실 할머니들의 손글씨가 글꼴로 제작된다. 손글씨 글꼴 제작에 선정된 할머니들이 본인의 글씨체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2020.12.17/© 뉴스1


(칠곡=뉴스1) 정우용 기자 = 경북 칠곡군이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뒤늦게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의 손글씨체를 글꼴로 만들었다.

17일 칠곡군에 따르면 '할매 시인'으로 알려진 성인문해교실 할머니들의 글씨체를 한글·영문폰트로 제작해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배포했다.

칠곡군은 성인문해교육의 성과를 점검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어머니의 따뜻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지난 6월 400여명의 할머니 가운데 개성있는 글씨체를 가진 5명의 할머니를 선정해 이들의 글씨체를 폰트로 제작했다.



선정된 할머니들은 4개월 동안 펜을 몇 번씩 바꿔가며 연습에 몰두해 1인당 2000여 장에 달하는 종이를 사용하는 등 폰트 만들기에 정성을 기울였다.

영어와 특수문자를 만들때는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다.



군은 할머니들의 이름을 따 글씨체의 이름을 칠곡할매 권안자체, 칠곡할매 이원순체, 칠곡할매 추유을체, 칠곡할매 김영분체, 칠곡할매 이종희체 등으로 지었다.

폰트가 공개되자 주민들은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난다", "폰트를 보자마자 가슴이 뭉클해졌다", "나보다 글씨를 더 잘 쓴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폰트 제작에 참여한 이종휘(78) 할머니는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나. 우리 아들, 손주, 며느리가 내가 죽고 나면 내 글씨를 통해 나를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칠곡군은 이 폰트를 지역 홍보물 제작과 특산물 포장지에 사용하고 지역에 '칠곡할매 폰트 사용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문화의 수혜자에서 공급자로 변신한 칠곡 할매들이 자랑스럽다. 인문학과 평생학습을 통한 군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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