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두 아이 보는 앞에서… 호주 절벽서 셀카 찍던 엄마 추락사

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2020.12.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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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그램피언 국립공원의 보로카 전망대. /사진제공=그램피언 국립공원호주 그램피언 국립공원의 보로카 전망대. /사진제공=그램피언 국립공원


호주의 유명 관광지에서 셀카를 찍던 30대 여성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1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3시쯤 가족들과 호주 그램피언 국립공원에 관광 온 로지 룸바(38)라는 여성이 보로카 전망대에서 80m 아래로 추락했다.

멜버른 북부 빅토리아주 크레이기번에 사는 룸바는 이날 남편, 두 아들과 함께 공원을 찾았다가 참변을 당했다.



그가 추락한 장소는 인스타그램 등 SNS 상에서 유명한 사진 명소인 바위 절벽이다. 룸바는 사진을 찍기 위해 절벽 위 안전 난간을 넘어 바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순간 중심을 잃고 남편과 두 아이 앞에서 80m 아래로 추락했다.

이들과 동행한 가이드가 추락 사고에 주의하라고 경고한지 불과 30분이 지난 후였다.



현지 경찰과 구조대는 룸바의 시신을 찾아 수습하는데 6시간 가량 걸렸다고 밝혔다. 거친 지형 탓에 와이어를 이용해 시신을 들어올렸다고 한다.

로지의 가족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지의 시누이인 자수 미날 룸바는 현지 언론에 "그녀는 아이들의 훌륭한 엄마이자 오빠의 반려자였다"며 "가족 모두가 충격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소셜미디어보다 안전을 중시해달라. 이번 사건은 우리가 너무 자주 보던 행동의 결과였다"며 "위험 지역에서 셀카를 찍는 행동은 당신뿐 아니라 구조대원의 생명까지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로카 전망대에서 벌어진 실족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9년 1월에도 59세의 영국인 관광객이 이 곳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2018년 11월에는 한 남성이 이 절벽 가장자리에서 백 텀블링을 하는 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이어지기도 했다.

호주 당국은 추락으로 인한 사고 방지를 위해 난간과 경고문 등을 세웠지만 셀카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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