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서 '쾅쾅'…지난 9월 '거대 별똥별' 정체 밝혀졌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2.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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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 본원에 설치된 유성체 감시 네트워크에 포착된 9월 23일 서천 화구 영상/사진=천문연천문연 본원에 설치된 유성체 감시 네트워크에 포착된 9월 23일 서천 화구 영상/사진=천문연


지난 9월 23일 제주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목격됐던 ‘화구’는 충남 서천지역 상공에서 진입 후 낙하하는 과정에서 폭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에 따르면 이 화구는 대기권에 진입한 뒤 낙하하는 동안 충남 서천 상공에서 두 차례 폭발했으며, 운석은 발견되지 않았다.

화구는 일반적인 유성보다 밝은 유성으로, 금성(겉보기 등급 약 -4등급)보다 밝게 빛난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서천 화구가 목격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폭발음도 보고됐다.

천문연에 따르면 서천 화구는 대기권에 진입해 밝게 빛난 후 소멸하기까지 두 차례 폭발했다. 유성체가 빠른 속도로 대기에 들어오는 경우 전방에 압력이 가해져 유성 폭발이 일어나며, 이는 자주 관측되는 현상이다. 다만 이번 화구와 같이 보름달보다 밝게 빛난 사례는 드물게 일어난다.

천문연 우주위험감시센터는 시험 가동 중인 유성체 감시 네트워크를 통해 서천 화구를 포착했고, 감시카메라의 전천 영상을 분석해 궤적을 분석했다. 대전·거창 관측소 전천 카메라 영상, 일반인 제보 영상 등도 이번 분석에 활용됐다.


그 결과 서천 화구는 오전 1시 39분경 서쪽 하늘에서 날아와 서해 상공 고도 70km에서 빛나기 시작했고 대기 중에서 두 차례 폭발 후 소멸했다.

화구의 대기권 진입 속도는 초당 13㎞, 입사각은 40도로 계산됐다.

서천 화구가 대기 중에서 모두 연소되지 않고 남아 낙하했다고 가정하면 이후 궤적은 2차 폭발 지점을 지나 이동 방향으로 40km 이내에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 화구의 비행궤적은 폭발 에너지와 당시 기상의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정확한 낙하지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 서천 화구로 추정되는 유성의 잔해물, 즉 운석은 발견되지 않았다.

운석 감정과 등록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지질자연연구원도 동일 시간에 군산, 대전 등의 음파관측소에서 서천 화구로 추정되는 음파를 확인했으며, 태안·홍성·서산·대전 등 일부 지진관측소에서도 서천 화구로 인한 대기-지상 결합 지진파가 확인돼 현재 추가 분석 중이다. 향후 결합 지진파 분석을 통해 서천 화구의 폭발에너지와 유성체의 크기 추산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음파관측소는 지난 2014년 3월 19일 진주 운석 낙하 당시 19개 음파관측소의 자료를 분석해 운석의 궤적과 지구 표면 충돌 시간, 충격 에너지를 추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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