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친환경선박, 탄소중립 시대를 향한 초석이 되길 희망한다

머니투데이 이연승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 2020.12.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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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승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사진=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연승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사진=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매년 9월 7일은 유엔 공식기념일이자 국가기념일인 ‘푸른 하늘의 날’이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대기질 개선을 위한 국제 사회의 협력을 촉구하기 위해 제안했고, 같은 해 12월 유엔 회원국의 합의로 제정됐다. 우리 정부가 제안해 채택된 최초의 유엔 공식기념일이기도 하다.

기후환경변화와 대기오염으로 푸른 하늘이 그리운 일상이 됐다. 문 대통령의 제안에 유엔 회원국이 화답한 것도 이 같은 상황에 절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파리기후협약(Paris Agreement) 등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국제협력이 이어지고, 각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대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아직은 푸른 하늘이 요원해 보인다. 정부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의 노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 7일,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공단 역시 이에 발맞춰 해운분야 온실가스 감축 사업과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선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에 따른 기후변화와 항만 미세먼지에 의한 대기환경 오염을 기술개발로 대응해보자는 시도이다.

우선 기본 토대는 정부가 마련했다. 올해 1월, ‘환경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선박법)’이 시행됐다. 친환경선박법을 통해 해양오염 물질을 줄이고, 선박의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며 동시에 LNG 등과 같은 친환경에너지를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등 해운분야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물질 감축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정부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공단은 선박 에너지 효율향상을 위한 하이브리드 추진기술과 배출가스 저감장치 개발, 전기추진선박 상용화 기술 등 친환경선박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추진기술은 선박의 연료 사용량을 줄이고 운항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 디젤엔진과 전기에너지를 혼용하는 기술로, 두 개의 서로 다른 동력 에너지를 연계해 제한된 공간 내에 설치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는 게 핵심이다. 하이브리드 추진기술 개발로 30% 안팎의 연료절감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을 없애기 위해 배터리만을 이용, 선박을 운항할 수 있도록 전기추진선박 상용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질소산화물을 동시에 저감하기 위한 장치도 개발 중이다. 선박 디젤엔진에 적합한 세라믹 필터방식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실증 연구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70% 가량의 미세먼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연구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공단은 친환경선박의 보급 확대를 위한 ‘환경 친화적 선박 및 기자재 인증제’를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며, 정부의 친환경선박 보급촉진 제도지원 등 해운분야 온실가스 감축에 전 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단은 지난해 출범 당시, 친환경선박 연구개발과 제도이행을 통해 ‘더(The) 깨끗한 바다’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기후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적극적인 대기환경 개선책으로 미래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깨끗한 해양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친환경선박은 탄소중립시대를 향한 필수 수단이자, 지속가능한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한 초석이다. 공단이 친환경선박 기술개발과 연구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도 공단은 모든 역량을 집중해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에 동참하는 동시에, 해양수산인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쾌적하고 깨끗한 바다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정부와 공단의 노력으로 탄소중립시대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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