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 백신 수송 개시 "2차대전 이후 최대규모 작전"

뉴스1 제공 2020.12.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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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망디 상륙작전 'D데이'에 비유돼

미국 제약사 화이자 직원들이 13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캘러마주 공장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운반용 냉동상자에 담고 있다. © AFP=뉴스1미국 제약사 화이자 직원들이 13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캘러마주 공장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운반용 냉동상자에 담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BNT162b2)의 미국 내 '수송 작전'이 본격 시작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오전부터 미 미시간주 캘러머주 소재 화이자 공장에선 코로나19 백신을 실은 트럭들이 공항과 주요 수송거점을 향해 속속 출발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지난 11일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날 그 사용 권고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로써 총 290만회 접종분에 이르는 화이자 백신 1차 공급분은 14일부터 접종이 이뤄질 전망이다.



WSJ는 이번 백신 수송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내 공장들이 군수품 생산에 전용됐을 때 이래로 최대 규모의 물자수송"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미 정부 코로나19 백신 개발·보급 프로그램 '오퍼레이션 워프 스피드'(초고속 작전) 최고운영책임자(COO) 구스타브 퍼나 육군 대장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이번 백신 수송을 2차 대전 전황을 뒤바꾼 노르망디 상륙작전 'D데이'에 비유했었다.

미국 인디애나의대 병원 약제부장 테이트 트루히요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냉동상자에 실려 운반되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의 취급 요령을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미국 인디애나의대 병원 약제부장 테이트 트루히요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냉동상자에 실려 운반되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의 취급 요령을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백신 운반 냉동상자에 온도계·GPS 장치 설치해 '추적'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외곽의 공장에서 만든 원재료를 매사추세츠주 앤도버 공장에서 메신저RNA(mRNA) 기술을 활용해 인체에 주입할 수 있도록 변형한 뒤 캘러머주 공장에서 유리병에 넣는 최종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이렇게 생산된 백신은 영하 70도 온도에서 유통·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화이자는 현재 캘러머주 공장과 위스콘신주 플레전트프레리 소재 백신 저장시설에 드라이아이스 제조설비를 갖춰놓은 상태다.

화이자 백신은 드라이아이스가 충전된 운반상자(무게 약 36.2㎏)에 실려 각지로 배송되며, 이 상자 하나엔 975회 접종분에 해당하는 백신 약병 195개가 들어간다. 또 운반상자엔 온도계와 인공위성 위치추적(GSP) 장치가 설치돼 있어 운송과정에서의 상태 변화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화이자 측의 설명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을 떠나 미국 시키고 오헤어 공항에 도착힌 유나이티드항공 화물기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하역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지난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을 떠나 미국 시키고 오헤어 공항에 도착힌 유나이티드항공 화물기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하역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벨기에서도 5차례 백신 공수…물류업체 '모의연습' 실시하기도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벨기에 푸어스 공장에서도 생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약 75만회 접종분의 백신이 유나이티드항공 화물기에 실려 미국으로 운송된 것을 시작으로 벨기에로부터의 백신 수송도 5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수송 시작에 앞서 의약품·의료장비 유통업체 맥케슨은 백신 접종 때 의료진이 사용할 마스크와 주사기·주사기바늘·알코올포·식염수 등을 각 지역 거점을 통해 준비했고, 물류업체 UPS는 화물기·트럭을 이용해 백신을 전국 각지로 수송하는 모의연습을 실시하는 등 그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한다. 각 지역 공항에서도 백신을 보관할 냉동시설 점검과 직원 교육 등이 실시됐다고 WSJ가 전했다.

이렇게 수송된 코로나19 백신 첫 공급분은 14일부터 전국 145개 지역에 도착해 의료종사자와 장기 요양시설 입소자 및 직원 등에게 우선 접종될 예정. 이에 각 지역 병원들도 저마다 백신 접종계획을 수립하고 보관시설을 점검하는 등 막바지 준비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매사추세츠공대(MIT) 교통·물류센터장 요시 셰피 교수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코로나19 백신 수송은 "백신 자체는 물론 드라이아이스, 냉동고, 주사기 등을 한꺼번에 준비해야 하는데도 이를 전체적으로 지휘하는 사람이 없다. 각자가 할 일만 많을 뿐"이라며 자칫 배송 지연이나 일선 의료현장의 업무마비, 심지어 작업 종사자들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감염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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