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원 반도체 도핑 과정(a) 이텔루륨화몰리브덴 (MoTe2)을 빛으로 도핑하는 과정 모식도. 붉은 색이 몰리브덴, 노란색이 텔루륨, 파란색이 산소 원자다. 왼쪽은 자외선을 쬐었을 때 텔루륨이 일부 탈락하면서 잉여 전자가 발생해, n형 반도체로 변하는 과정. 오른쪽은 가시광선을 쬐면서 산소가 몰리브덴 원자를 일부 대체하는 과정이다. 이 때 소재 전체에는 양공이 더 많아지게 된다. (b) 이번 실험에 사용된 이텔루륨화몰리브덴 (MoTe2)의 단면 모식도. 붉은 색이 몰리브덴, 노란색이 텔루륨이다. (c) 실험을 위한 광학장치. (d) 실험 사진. 2차원 반도체에 트랜지스터를 만들고 (노란색이 전극), 가시광 레이저(초록색)로 채널을 p형으로 도핑시켰다/사진=ibs
2차원 반도체 도핑 기술 전무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자제어저차원전자계연구단 조문호 부연구단장팀은 2차원 반도체 물질을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이용해 도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이 기술을 통해 실시간 및 자유자재로 반도체 기능을 바꿀 수 있는 원자층 집적회로소자를 구현했다.
반도체는 도핑하는 불순물에 따라 전자가 많은 n형과 양공이 많은 p형으로 나뉘는데, n형과 p형을 접합시켜야 트랜지스터가 돼 비로소 단일 집적 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 기존에는 표면에 화합물을 도포하거나 물질 합성 단계에서 도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n, p형 도핑에 각각 다른 처리가 필요하고 도핑 후에는 성질을 바꿀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빛이 세기와 파장에 따라 다양한 화학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착안했다. 연구진은 원자 수준 분해능을 갖는 투과전자현미경과 주사터널링현미경 등을 이용해 빛이 2차원 반도체 이텔루륨화몰리브덴(MoTe2)에 미치는 여러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자외선은 n형, 가시광선은 p형으로 2차원 반도체를 도핑했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은 강한 에너지를 가져 반도체의 텔루륨-몰리브덴 간 원자 결합을 끊었다. 이는 표면에 있는 몰리브덴 원자 일부를 탈락시키는데, 이 때문에 전자가 더 많아져 n형 반도체로 변하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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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가시광선은 텔루륨 원자가 있던 자리를 산소로 치환함으로써 물질 전체에 양공이 많아졌다. 연구진은 해당 이텔루륨화몰리브덴 뿐 아니라 이셀레늄화텅스텐(WSe2) 등 다른 2차원 반도체도 빛으로 도핑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한 번 도핑한 뒤에도 자유자재로 기능 바꿀 수 있는 소자 구현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기능을 바꿀 수 있는 집적회로 소자를 구현했다. 먼저 2차원 반도체에 레이저를 쏴 n형과 p형 반도체로 만들어 논리회로의 대표 부품인 인버터를 제작했다. 인버터는 입력과 반대되는 출력을 내는 회로로 입력이 0이면 출력은 1이 된다.
이어 제작된 인버터에 다시 빛을 가해, 정반대 기능을 갖는 부품인 스위치로 바꿀 수 있음을 보였다. 스위치는 입력과 동일한 출력을 내는 회로로 입력이 0이면 출력도 0이 된다.
조 부연구단장은 “2차원 반도체 집적회로 구현에 필수적인 도핑 과정이 빛과 물질의 광화학반응으로 간단히 이해될 수 있음을 보였다”며 “이러한 기초과학-응용기술 순환 일체형 연구는 새로운 반도체 기술의 이상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