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코로나 백신 긴급접종 14일 시작…"팬데믹 이정표"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0.12.1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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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여름 70% 접종 완료돼 집단면역 기대…드라이아이스·특수 컨테이너 등 총동원

/사진=AFP/사진=AFP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오는 1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시작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월요일인 14일 오전부터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이 미 전역의 145개 배송지에 도착하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이르면 14일부터 병원이 직원들에게 긴급접종을 시작한다.

의료진·요양시설 거주자 우선 접종…올 여름 집단면역 기대
1차 우선 접종 대상으로 꼽히는 의료진은 미국 내 2100만명, 장기요양시설 거주자는 300만명으로 각각 추산된다. 이들에 이어 비의료 분야의 필수업종 근로자 8700만명이 2차 우선 접종 대상자다.



3차 우선 접종 대상자는 고위험(high risk), 즉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65세 이상 노령층이다.

보건 당국은 대략적인 백신 배분 목표(distribution target) 시점도 내놨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백신을 합쳐서 △12월 2000만명 △내년 1월 3000만명 △2~3월 5000만명 △3월 이후 1억명이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여름 이후 인구의 70% 이상이 코로나19에 면역력을 갖게 돼 고대하던 집단 면역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미시건 칼라마주에 있는 화이자 글로벌 공급시설Global Supply facility)/사진=AFP미국 미시건 칼라마주에 있는 화이자 글로벌 공급시설Global Supply facility)/사진=AFP
드라이아이스·특수 컨테이너·첨단 센서 동원…3주내 배포 완료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CDC 자문위 권고 다음날인 13일 오전부터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 있는 화이자 공장에서 백신 운송이 시작돼 트럭과 비행기를 통해 미 전역의 물류 허브로 옮겨진다. 지금은 미국 전역 선적을 위해 수천개의 백신을 상자에 포장중이다.

영하 70도의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을 위해 드라이아이스와 특수 컨테이너를 동원하고, 물류업체인 페덱스와 UPS는 모든 백신 수송트럭에 위치, 온도, 대기압, 움직임 등을 실시간 점검할 수 있는 특수 첨단 센서를 부착한다. UPS는 매일 2만4000파운드(약 1만900㎏)의 드라이아이스를 만들기로 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미국 내 최초 백신 공급분은 총 290만회 투여할 수 있는 물량으로, 각 지역 병원 등 636곳으로 운송될 계획이다.

첫날 백신을 받는 145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중 425곳에는 15일, 남은 66곳에는 16일 백신이 도착한다. 지역 약국을 비롯해 각 주 정부가 지정한 접종 시설로는 3주 안에 배포가 마무리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수송된 화이자19 백신 박스가 미국 시카고 오헤어공항에 처음 하역되고 있다./사진=AFP지난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수송된 화이자19 백신 박스가 미국 시카고 오헤어공항에 처음 하역되고 있다./사진=AFP
코로나 희생 가장 큰 미국…"디데이 서 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미국에서 백신 접종의 길이 열린 것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과의 전쟁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한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전세계의 수많은 가족에게 영향을 미친 파괴적 전염병 대유행의 대응에 있어 중대 이정표"라고 자평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디데이'에 비교되기도 한다. AP·로이터 통신은 '초고속 작전'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구스타브 퍼나 육군 대장이 13일 브리핑에서 14일 오전부터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이 미 전역의 145개 배송지에 도착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퍼나 COO는 이날부터 백신을 실은 상자가 포장되기 시작했다며 이날을 1944년 6월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 실행일인 디데이에 비유했다.

퍼나 COO는 "디데이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그것은 종결의 시작이었다"며 "오늘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이 바로 그곳이다"라고 말했다.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13일 오후 2시 기준(한국시간)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605만8853명, 사망자는 29만7801명으로 모두 독보적인 세계 1위다. 특히 겨울철을 맞아 하루 20만명이 넘는 확진자와 3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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