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하는 '디즈니+' 품어라…유료방송 전면전 점화(상보)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12.11 13:39
글자크기

어벤져스에 겨울왕국·토이스토리·알라딘 등 키즈콘텐츠 강점 있는 디즈니+…이통3사 손잡고 한국 진출할까

한국 진출하는 '디즈니+' 품어라…유료방송 전면전 점화(상보)


디즈니 플러스 트위터 및 홈페이지 캡쳐.디즈니 플러스 트위터 및 홈페이지 캡쳐.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 플러스(+)가 내년 한국에 상륙한다. 후발주자이지만 '더 싸고 막강한 콘텐츠'로 무장한 채 넷플릭스와 'OTT 전쟁'을 준비하고 있어 시장판도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디즈니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디즈니+와 핫스타, 훌루, ESPN 플러스(+)를 포함한 서비스 구독이 1억3700만건을 넘어섰다"며 "내년에는 동유럽과 한국, 홍콩 등을 포함해 더 많은 국가에 디즈니 플러스를 서비스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즈니+는 현재 미국을 포함해 30여개국에 서비스 되고 있다. 이날 밥 차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연례 투자자 모임에서 밝힌 디즈니 플러스 가입자 수는 8680만명에 이른다. 이는 불과 두 달만에 1300만명 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겨울왕국 '엘사'/사진=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겨울왕국 '엘사'/사진=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디즈니+는 자사가 보유한 막강한 지식재산권을 통해 구독자 수를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는 픽사(2006년)와 마블(2009년), 루커스필름(2012년)에 이어 폭스(2018년)까지 다수의 인수합병을 해왔다. 1923년 미키마우스 탄생 때부터 축적된 지식재산권은 디즈니 수익의 원천이자 경영 전략의 핵심이다.



디즈니+가 국내에 출시될 경우 △아이언맨 △어벤저스 △토이스토리 △겨울왕국 △스타워즈 시리즈 등을 독점 제공해 많은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즈니는 OTT 시장 진출에 앞서 넷플릭스에 공급 중이던 콘텐츠를 모두 회수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런 콘텐츠를 넷플릭스의 최저 요금제인 월 9500원보다 싼 6.99달러(약 7800원)에 즐길 수 있다. 소비자들로선 귀가 솔깃할 수 있다.

디즈니+가 겨울왕국, 토이스토리, 알라딘 등 키즈콘텐츠에 강점이 있는 만큼, 유료방송 가입자를 늘리려는 국내 이통사 간의 유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텔레콤의 향방이 주목된다. 국내 IPTV 3사 중 LG유플러스와 KT가 넷플릭스와 제휴하면서 SK브로드밴드만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서다.


다만 협의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대형 OTT 플랫폼인 디즈니+가 협상력 우위를 앞세워 과도한 조건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쟁점은 망 이용료다. 인터넷제공사업자(ISP)인 통신사들은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망 이용대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내지 않으려 할 수 있다. 넷플릭스 역시 국내 ISP에 망 이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통신3사와 제휴를 맺기 전에 딜라이브나 CJ헬로 등 중소 ISP와 계약을 먼저 했지만, 디즈니+는 그렇게 할 것 같지는 않다"며 "처음에는 디즈니+가 유리한 조건으로 독점 제휴를 한 후 다른 ISP에도 차차 제휴를 늘려나가는 매커니즘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분기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디즈니+에 협력을 제안했지만 이렇다할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가 한국에 어떤 방식으로 진출할 지 계획이 구체화되면 한번 더 디즈니 측에 제휴하자는 제안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디즈니+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달렸다. 결국 시장을 키워야할텐데 독점적으로 할지, 개방적으로 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