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릿지]30평 10억 돌파 창원…'97년생 대학생까지 갭투자'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김진석 PD 2020.12.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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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릿지GO]갭투자 몰려간 '창원시'…갭투자원정대는 어떤 아파트를 쓸어담았나



전국 아파트값이 통계 작성 8년 7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규제지역 풍선효과가 지방 중소도시로 확산하며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10일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7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0.27% 상승해 지난주(0.24%)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한국부동산원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 수치다.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 전문 유튜브채널 부릿지는 최근 집값 상승세가 가장 높았던 창원을 찾았다. 창원시 부동산을 찾아 외지 투자자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어떤 집을 샀는지 등을 알아봤다.


[부릿지]30평 10억 돌파 창원…'97년생 대학생까지 갭투자'



▶최동수 기자

안녕하세요 부릿지입니다. 오늘 찾은 곳은 창원시입니다. 저희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바로 창원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서입니다. 거래량이 폭증하고 또 수개월새 수억원씩 오르고 있습니다.



사실 창원은 2016년부터 미분양의 무덤이었습니다. 창원은 포항이나 청주가 올해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전국에서 최장수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남아있습니다.

이곳 부동산이 갑자기 들썩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외지인 때문입니다.



외지 투자자들이 들어오면서 창원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외지 투자자들이 창원에서 어떤 집을 샀을까요?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창원시 성산구와 의창구를 가보겠습니다.

투자자는 언제부터, 무엇을 보고 창원에 들어왔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들은 청주와 포항 등 풍선효과가 나타났던 곳에서와 같은 움직임을 보였는지, 집값을 어떻게 띄우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부릿지]30평 10억 돌파 창원…'97년생 대학생까지 갭투자'
▶최동수 기자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창원시에서도 가장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상선구입니다. 제 뒤로 대단지 아파트 2개 보이시죠. 대동아파트와 성원(토월그랜드타운) 아파트입니다. 2개 가구 수 총합이 1만여 가구에 달합니다. 특히 성원아파트단지는 6200여 가구로 단일 규모로 창원시 내에서 가장 큰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2개 단지는 25년이 넘은 구축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창원시 내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곳입니다. 집값도 크게 상승했습니다.


성원 전용 49㎡가 올해 8월에 1억원에서 이달 초 1억7000만원에 실거래됐습니다. 대동아파트 전용 49㎡ 도 상승세가 비슷합니다. 지금부터 부동산을 찾아가 누가 이 아파트를 샀는지, 왜 거래량이 급증하고 값이 올랐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동수 기자
전용 49㎡ 제일 작은 평수 공시지가 1억원 미만 아파트요. 11월~12월 젊은 분들이 많이 와서 사 갔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분위기가 어땠나요?

▶창원시 성산구 A공인중개업소

10월~11월에 공시지가 1억원 미만 주택은 취득세가 1%인데요. 1인 법인이랑 개인들이 많이 몰려와서 샀어요. 서울, 부산, 대전 등에서 왔어요. 전국에서 창원이 제일 저평가 돼 있어요. 3년전만 해도 경매가 수두룩하게 나왔어요. 전국에서 제일 많이 떨어졌으니 이제 올라줘야죠.

[부릿지]30평 10억 돌파 창원…'97년생 대학생까지 갭투자'
▶최동수 기자
외지 투자자들이 성산구랑 의창구에 많이 왔었는데요. 이제 진해구로 넘어간다고 하던데요?

▶창원시 성산구 A공인중개업소
진해도 많이 몰렸다 하더라고요. 김해쪽으로도 가고요. 창원에 조정대상지역 얘기나와서요. 영끌들이 전부 다 내려갔다네요.

▶김은향 창원시 성산구 성산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자기들끼리 그룹을 만들어서 내려와요. 부동산 사이트에서 장난을 치기도 해요. '어디가 좋다',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이렇게 얘기하고 정보를 공유해요. 거래신고도 빠르게 하라고 압박해요. 7억원에 거래가 됐으면 바로 7억3000만원으로 올려서 광고하라고 압박해요. 빨리 신고 안 하면 업체랑 계약하지 말자는 글까지 올려요.

▶최동수 기자
어느 지역에서 많이 오나요?

▶김은향 창원시 성산구 성산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전국에서 오죠. 사이트에서 공부하신 분들이 많아요. 주로 3040 젊은층이 많고요. 특히 공시지가 1억원 미만 아파트에 몰리는데요. 취득세 때문이에요. 그분들은 세금은 신경 안 쓰더라고요.

[부릿지]30평 10억 돌파 창원…'97년생 대학생까지 갭투자'
▶최동수 기자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의창구입니다. 의창구도 성산구와 다르지 않습니다. 10월 말에서11월까지 다주택자가 공시지가 1억원 미만인 아파트를 많이 매입했습니다. 벽산블루밍 등 구축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많았던 것도 바로 외지 투자자 때문이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신축아파트를 알아볼게요. 의창구에는 용지더샵레이크파크와 용지아이파크가 있습니다. 2개 아파트 단지는 창원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대장 아파트입니다. 이곳 최근 전용 84㎡가 10억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분위기가 어땠는지 이곳에도 외지 투자자들이 많이 와서 샀는지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창원시 의창구 A공인중개업소
용지더샵레이크파크 전용84㎡가 최근 10억8000만원에 거래됐어요. 창원 신축은 현재 실수요자가 60%, 투자자가 40% 정도예요. 전셋값이 올라가니까 관심을 계속 가지더라고요.

▶창원시 의창구 B공인중개업소
외지인들이 의창구 구축, 신축할 것 없이 엄청나게 샀어요. 대부분 외지인이에요. 친인척이나 지인 명의 가지고 와서 집을 사더라고요. 부산, 대구 쪽에서 많이 오고, 경기권이나 서울, 세종 이런 곳에서도 많이 와요. 97년생까지도 있고요. 90년대생도 봤어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죠.

현재는 마산회원구 메트로쪽으로 관심이 커요. 의창구랑 성산구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래서 마산이나 진해쪽으로 관심을 돌리더라고요.

동호회에서 무리지어서 많이 오는데요. 저희들 입장에서는 걱정스러워요. 이래가지고 가격이 어떻게 유지가 될지 말이예요.

[부릿지]30평 10억 돌파 창원…'97년생 대학생까지 갭투자'
▶최동수 기자
창원에서 가장 집값 상승세가 높았던 성산구와 의창구를 돌아봤습니다. 갭투자자들 역시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지난달 19일 정부에서 울산과 창원 등을 예의주시하겠다라고 정부에서 발언하자 의창구와 성산구로 들어갔던 갭투자자들이 발 빠르게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갭투자자들은 또 어디로 움직이는 걸까요? 부동산에 물어보니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진해구나 마산, 그 옆 진해나 양산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진해구를 찾았는데요. 1995년도 지어진 구축아파트고 650여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 거래가 최근에 많이 됐다고 하는데요. 이 아파트 찾아가서 분위기가 어땠는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창원이나 주변에 투자하시는 분들이 좀 좋아하시더라고요. 왜냐면 창원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가지고요. 창원이 할만한 곳이 없다 보니 이제 진해 쪽으로 넘보시더라고요.

▶최동수 기자
부산이에서도 많이 오나요? 경남에 사는 분들이요.

▶창원시 진해구 A공인중개업소
네. 경남, 김해, 창원, 마산 등에서 많이 찾아요. 10월,11월 이 사이에 조금 많이 찾으러 오셨거든요.
특히 마산 부영(마산합포구 마린애시앙부영)은 난리예요. 투자하는 분들은 다주택자도 많아요. 투자해본 사람이 또 하니까요. 공시지가 1억원 미만 주택수에 포함 안 되는 걸로 많이 찾았죠.

[부릿지]30평 10억 돌파 창원…'97년생 대학생까지 갭투자'
▶최동수 기자
창원시 부동산을 둘러보니까 올해 부릿지가 찾았던 청주나, 포항, 세종시 인근 조치원 등 풍선효과가 나타난 곳과 집값 흐름세가 비슷했습니다. 창원시 부동산 얘기를 종합해보면 지난해 말과 올해 중순 이미 갭투자자들이 크게 들어와 있었습니다.

이른바 부동산업계에서는 꾼이라고 불리는 이들인데요. 이들이 먼저 들어와 창원시 부동산 기반을 바닥을 다져놓았어요. 지금 뒤늦게 10월과 11월, 12월 초에 투자자들이 뒤늦게 들어오고 창원시민들도 대출해서 매매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건데요. 이렇게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창원시 곳곳에는 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데요. 그 목소리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기찬 창원시 성산구 리치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지금 시민들은 분위기에 편승해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죠. 꼭지를 잡게 되는 것이고요. 결국 전세를 낀 매매를 해야 하거든요. 나중에 집값이 내려갔을 때는 임차인들이 내려간 차액만큼 돈을 돌려달라고 할텐데 못 돌려줄 거예요. 혼란이 커지겠죠.

▶최동수 기자
외지 투자자들이 부동산을 압박해서 가격을 높게 달라는 경우도 있나요? 실제로요?

▶최동수 기자
있었죠. 실제 거래되는 가격보다 높게 광고를 내 달라고 요구하죠. 예를 들어 3억원짜리 아파트를 3억5000만원에 광고를 올리면 실제 매도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그 광고를 보고 3억5000만원에 내놓을 거란 말이예요. 그러면 그들(투자자)은 3억5000만원 밑에 내놓고 팔고 나갈 수 있어요. 그럼 결국 피해보는 건 시민들이죠.

[부릿지]30평 10억 돌파 창원…'97년생 대학생까지 갭투자'
▶최동수 기자
오늘 부동산에서 들었던 얘기를 좀 더 해보겠습니다. 부동산에서는 한탄과 한숨 섞인 목소리가 컸는데요. 한 부동산에서는 "풍선효과는 전국이 규제지역으로 묶일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갭투자자들은 항상 빠르게 움직인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다른 부동산에서는 "정부가 예의주시하겠다는 말은 갭투자자들에게 빨리 다른 곳으로 옮겨가라는 시그널과 같다. 정부의 규제가 후행하기 때문에 갭투자자들은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창원을 둘러보니 풍선효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풍선효과를 막는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부릿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연 최동수 기자
촬영 최동수 기자
편집 김진석 PD
디자인 신선용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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