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종로학원에서 지난 4일 열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합격예측점수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가 배치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2020.1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등교·원격수업 병행, 학원 집합금지 등에 따른 학습 결손 영향을 중위권 이하 수험생들이 더 크게 받았고, 수능에서도 '준킬러문항'이 다소 어렵게 출제되면서 고전했다는 분석이다.
자연계열 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이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가형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수능 수학 가형 3~5등급 커트라인은 각각 80점, 70점, 54점이었다. 메가스터디는 올해 각각 73점, 62점, 48점으로 예측했다. 3등급 이하로 6~8점의 차이가 발생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커트라인이 3등급부터 하락한다는 것은 중위권 몰락을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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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평가인 영어도 지난해와 비교해 1등급은 비슷하거나 다소 늘고 2~3등급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영어 1~3등급 비율은 각각 7.4%, 16.3%, 21.9%였다.
남 소장은 "1등급은 소폭 늘고 2·3등급 비율은 각각 2~3%P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수학과 영어는 공부를 한 만큼 성적이 나오는 과목들인 만큼 자기주도학습이 어려웠던 중위권 이하 수험생들이 고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성적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1~3등급 커트라인이 각각 91점, 85점, 77점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8개 입시업체 예측 평균 88점, 80점, 72점 등으로 나타났다.
2021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3일 서울 한 고등학교 시험실에서 수험생이 기도하고 있다. 2020.1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남 소장은 "국어는 우리말 시험인데다 암기과목이 아니어서 예년에도 격차가 크지 않았다"며 "수학 나형은 상위권과 중위권 이하 수험생의 격차가 원래 컸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성적이 통지되는 오는 23일이 되면 입시업체들이 예측한 것보다 상위권과 중위권 이하 수험생의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킬러문항은 다소 쉽게, 준킬러문항은 다소 어렵게 출제되면서 상위권은 점수가 상승할 수 있지만 준비가 미흡했던 중위권 가운데는 준킬러문항도 풀지 못한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며 "3등급 이하 커트라인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는 만큼 실제 성적이 발표되면 중위권 붕괴가 더 심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수능에서 상위권과 하위권은 많고 중위권은 적은 '모래시계형' 분포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위권 수험생은 대입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예상보다 성적이 안 나와 등급이 하락하면서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많아질 것"이라며 "정시에서도 내려간 점수에 맞춰 하향지원할지 원래 가려던 대학에 소신지원할지 결정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위권 정시가 혼전이 예상되기 때문에 가·나·다군 가운데 1개는 안전 지원하고 2개는 소신지원하는 수험생이 의외의 승자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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