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유효성 70%에도 승인 가능한지 의문…왜?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뉴욕=이상배 국제부 특파원 2020.12.0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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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진=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서울=뉴시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진=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서울=뉴시스]


한국 정부가 구매한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포드대의 코로나19(COVID-19) 백신이 70% 예방률을 보인 것과 관련, 규제당국에 딜레마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의학전문잡지 랜싯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3상 임상시험에 대한 독립적인 과학자들의 동료평가(peer-reviewed) 논문을 공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외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백신이 투약 방식에 따라 예방률이 다르게 도출된 것에 대해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 역시 제기됐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의 3상 임상시험 초기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예방률을 70%라고 발표했다.



이는 백신 1회분의 절반을 우선 투약하고 한 달 후 1회분을 온전히 투약한 참가자들의 예방률 90%, 두 차례 모두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한 이들의 예방률 62%를 합친 결과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투약량에 따라 예방률이 다르나 나온 원인을 설명하지 못했다. '

또 연구진의 실수로 백신 정량의 절반만을 투여받은 그룹이 영국 임상시험 참가자의 6% 미만인 1367명뿐인 데다가 55세 이상 성인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퍼드대학 백신 연구소 소장인 앤드루 폴라드 박사는 정량의 절반만 투여된 그룹에 대해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연구진이 잘못된 계량치를 인지한 후 규제당국의 동의를 얻어 이 수치를 임상시험 결과에 반영시켰다"며 "원인을 설명하려면 추가적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코번트리의 코번트리 대학병원에서 올해 90세의 마거릿 키넌 할머니가 영국에서 처음으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코번트리=AP/뉴시스]8일(현지시간) 영국 코번트리의 코번트리 대학병원에서 올해 90세의 마거릿 키넌 할머니가 영국에서 처음으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코번트리=AP/뉴시스]
가디언은 "각 국의 규제당국이 이 백신을 승인할 경우, 적절한 투여 요법을 결정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와 유럽의약품청(EMA), 미국의 식품의약국(FDA)가 모두 다른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사이먼 클라크 리딩대학 교수는 "이번 논문이 규제당국에 딜레마를 제시할 수 있다"며 "규제당국이 백신을 절반만 투여하도록 허용할 경우 노인층에 대한 보호가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가 대부분 55세 미만이었던만큼 인종 별 데이터와 고령층 노인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이 같은 결과가 영국과 다른 나라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기에 충분할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2000만회 분에 대한 도입 계약을 맺었다. 정부는 화이자, 얀센, 모더나 등 다른 제약사들을 통해서도 백신을 수급한다는 계획이다.

아스트라네제카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등이 개발한 백신보다 상대적으로 효능이 떨어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일반적인 냉장 온도에서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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