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환보유고 7년래 최대 급증 이유 2가지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2020.12.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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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중국 통화강세와 외환보유고 증가 동시 진행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지난 11월 말 기준 중국 외환보유고가 전월 대비 505억 달러 증가한 3조1785억 달러를 기록해 월간 기준으로 2013년 12월 이래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 증가는 최근 상승세를 지속 중인 위안화 환율과도 관련이 깊다. 7일 기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53위안을 기록해 지난 5월 기록한 7.12위안 대비 약 8% 절상됐다. 현재 중국 통화강세와 외환보유고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중국 외환보유고가 증가한 두 가지 이유
11월 중국 외환보유고가 증가한 직접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해외 자본의 중국 A주 매수와 위안화 채권 비중 확대가 외환보유고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11월 글로벌 자본은 중국 본토에 상장된 A주를 약 579억 위안(약 9조6000억원)어치 매수했다. 11월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중국 은행간 채권시장에서 매입한 채권도 1229억 위안(약 20조4000억원)에 달한다. 거기다 위안화 가치까지 절상되면서 해외 자본 유입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 국채 수익률도 해외 자본 유입을 늘리는 요소다. 공격적으로 유동성을 늘리는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7일 기준 0.93%에 불과한 반면, 중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3.3%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11월 754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흑자가 외환보유고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11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1% 늘어난 2681억 달러로 1979년 통계를 시작한 이래 월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수입은 4.5% 늘어난 1927억 달러를 기록했다.

◇11월 중국 수출이 늘어난 이유
11월 수출이 증가한 첫 번째 이유는 유럽 등 선진국의 소비부양책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연말 성탄 특수다. 11월은 중국이 성탄 물품을 미국, 유럽 등 각 국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수출이 늘어나는 시기다.


두 번째 이유는 해외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생산활동에 차질을 빚자, 코로나19 확산이 억제되고 있는 중국이 오히려 어부지리를 봤다. 중국 국내의 공급사슬이 완성돼 있기 때문에 중국은 해외의 코로나19 확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적인 공장가동이 가능했다.

지난 11월 중국 차이신 제조업 PMI가 54.9를 기록하는 등 중국 제조업 경기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된 상태다. 코로나19 억제조치와 인프라 투자 중심의 부양책, 방역물품 수출, 중국내 소비 반등 등이 중국 경기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중국에도 리스크 요인은 있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의 경기 회복이 빨랐던 이유는 중국이 가장 먼저 코로나19로부터 회복돼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봄이나 여름,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보급으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회복국면이 전개되면 중국보다 다른 지역의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 경우 중국 수출은 하방압력을 받게 된다.

2018년 전 세계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이 약 13.5%였는데, 올해 17~18%로 확대됐다. 내년 글로벌 경제가 정상화되면 중국 수출 비중은 다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중국도 수수방관만하는 건 아니다. 중국 정부는 해외수요 감소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쌍순환(雙循環)이라는 정책을 이미 발표했다. 내수 위주의 국내 대순환을 기반으로 글로벌교역(국제 대순환)을 확대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핵심은 내수 위주의 국내 대순환이다. 결국 2021년 중국 경제의 키워드는 내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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