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경기회복 기대감…구리 가격 8년래 최고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0.12.08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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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대비 구리 26%, 철광석 48%, 알루미늄 12% 가격상승

런던금속거래소(LME)/사진=AFP런던금속거래소(LME)/사진=AFP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에 구리, 니켈 등 산업용 금속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오는 10일(현지시간)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을 앞뒀고,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도 급물살을 타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거의 8년래 최고치로 올랐고, 철강의 주재료인 철광석은 올해 가장 많이 오른 자산 중 하나다.

알루미늄, 아연 같은 원자재 가격은 9월 말 대비 15%, 5월 중순 대비 40% 이상 상승했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등에 따르면 국제 선물시장에서 구리 가격은 이달 4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26.01% 올랐고, 철광석은 48.21%(3일 기준), 알루미늄은 12.93%(4일 기준) 각각 올랐다.

프리포트-맥모란, 센추리 알루미늄 등과 같은 산업용 원자재를 다루는 기업의 주가도 동반 상승 중이다.

주택 건설, 전기자동차 제조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산업용 금속의 가격은 중국 제조업 활동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중국이 구리 등 전세계 산업용 금속 수요의 약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중국의 경제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고, 코로나19 백신 상용화로 내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지면서 관련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금속 트레이딩 업체 아리온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다리우스 타바타바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대선과 백신이라는 두 개의 거대한 미지의 문제들이 해소됐다"며 "이제는 경제로 돈이 대규모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산업용 금속 수입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빠른 경기 회복세와 정부의 전략 원자재 비축 수요 등이 맞물리며 구리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의 정제구리 순수입양은 올해 440만t으로 역대 최고치로 증가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구리 가격이 결국 2011년 기록한 역대 고점 근방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피에라 캐피털의 캔디스 뱅순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가시성만으로도 상당한 모멘텀이 형성됐다"며 "터널의 끝에서 빛이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자전거, 에어컨 등 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금속 판매량도 회복되고 있다.

이에 금속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수천만 달러가 유입되고 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TFC)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 등 투기적 투자자들의 구리 가격 상승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도 2018년 초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여기에 경기부양책 논의와 조 바이든 미 차기 행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움직임, 페루를 비롯한 일부 국가의 광업 생산 차질 등도 금속류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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