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배신의 연속"…'마지막 영업' 코노 사장님은 울먹였다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0.12.0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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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완화된 12일 서울 강남구 슈퍼스타 코인 노래방에서 점주가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2020.10.12.  myjs@newsis.com[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완화된 12일 서울 강남구 슈퍼스타 코인 노래방에서 점주가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2020.10.12. [email protected]


수도권 소재 코인노래방의 올해 장사는 사실상 오늘(7일)이 마지막이다. 다음날 0시부터 오는 28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루 더 여는 게 의미가 없다'며 아예 문을 닫은 업주도 있다.

경기도에서 5년째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는 7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오늘 오전 11시에 출근해 가게를 열었다. 올해 마지막 출근이 될 것"이라며 "그간 정부를 믿었는데 배신의 연속이었던 한 해였다"고 말했다.



오는 8일 0시부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다. 코인노래방을 비롯한 노래연습장, 직접판매홍보관, 실내체육시설, 학원이 추가로 집합금지 시설에 포함되고, 결혼식도 50명 미만으로 제한된다.

A씨를 비롯해 코인노래방 업주들은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라 총 4~5번의 집합금지 명령을 당했다. 지난 10월 12일 약 두 달 만에 가게를 열었던 업주들은 다시 문을 닫아야 한다. 정부가 오는 28일까지 2.5단계 적용을 발표했기에 사실상 올해 영업은 이날이 마지막이다.



코노 업주 "차별적 방역 여전…집단감염 발생지인 식당, 카페는 왜 제한 않나"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코인노래방에서 영업주인 이방술(52)씨가 빈 방들을 확인하고 있다. 이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내려간 상황에서 술집, 공원 등은 사람들이 넘치는데 노래방과 같은 특정 업종만 단속을 하는 상황은 잘못이며, 거리두기 2단계 유지시 방역 수칙을 지키는 선에서 마스크를 쓰고라도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20.10.04.   mspark@newsis.com[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코인노래방에서 영업주인 이방술(52)씨가 빈 방들을 확인하고 있다. 이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내려간 상황에서 술집, 공원 등은 사람들이 넘치는데 노래방과 같은 특정 업종만 단속을 하는 상황은 잘못이며, 거리두기 2단계 유지시 방역 수칙을 지키는 선에서 마스크를 쓰고라도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20.10.04. [email protected]
A씨는 한 번 '고위험시설'로 지목되면 차별적으로 핀셋 방역의 대상이 된다고 토로했다. PC방 업계는 카카오 등 대기업들이 나서서 업계 지지 성명을 내자 고위험시설에서 배제됐지만 노래방은 이런 '구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A씨는 "정부가 '노래방 사업은 무조건 나쁜 것이고 이런 건 하면 안 된다'는 사회 풍조를 심어주기 위해서 정책을 한다는 음모론이 생각날 정도"라며 "코인노래방은 지금까지 n차 감염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주로 발생한 카페와 식당은 놔두고 만만한 업계만 쥐어짜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눈물을 머금고 말을 잇지 못하다가 "두 달 가까이 영업하긴 했지만 고위험시설로 이미 낙인찍혀 가정경제는 무너졌다"며 "나라에 대한 어떤 믿음이 있었는데 모든 게 다 무너진 올 한 해였다"고 덧붙였다.

두 달 영업했지만…업주 발목 잡은 '30분 룰', 아예 폐업하는 업장도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수도권의 클럽 등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대형학원, 뷔페식당 등 이른바 '고위험시설'이 운영을 재개한 12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한 노래방에서 관계자가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방역대응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1단계로 조정했다. 2020.10.12.  jtk@newsis.com[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수도권의 클럽 등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대형학원, 뷔페식당 등 이른바 '고위험시설'이 운영을 재개한 12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한 노래방에서 관계자가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방역대응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1단계로 조정했다. 2020.10.12. [email protected]


짧게나마 영업을 했지만 업주들 지갑 사정이 나아지지 못한 이유는 '30분 룰' 때문이다. 이 룰은 5분이든 10분이든 손님이 한 번 이용을 한 노래방 룸은 소독 후 30분 동안 반드시 비워놔야 한다는 방역지침을 뜻한다.

A씨는 "초기에 손님이 좀 몰리기도 했지만 나중엔 아예 손님이 없어 반강제적으로 30분 룰이 지켜졌다"며 한탄했다.

더는 영업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이번에 아예 '폐업'한 업주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4년째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업주 B씨는 "1단계 때 장사하다가 1.5단계로 올라가니 매출이 6분의 1로 급감했다"며 "하루 매출로 인건비도 감당하기 힘든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예 오늘 가게를 정리했다"며 "하루 더 장사한다고 이 빚더미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업주들은 경제를 잡겠다며 거리두기 단계를 조금씩 올리는 게 오히려 자영업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B씨는 "이렇게 집합금지 기간이 길어질 바엔 짧고 굵게 3단계 가서 다 같이 셧다운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경제도 살리고 방역도 하겠다' 이거 안되지 않았나. 하나라도 확실히 해줘야 모두가 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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