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분해 기술에 2억弗 투자…최태원 신약 성공스토리 새 도전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0.12.0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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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목) SK㈜와 로이반트 사이언스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협약식을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장동현 SK㈜ 사장(오른쪽)과 사이언스 비벡 라마스와미 로이반트 사장은 양사가 함께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신약개발 등 다양한 측면의 협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사진제공=SK㈜지난 3일(목) SK㈜와 로이반트 사이언스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협약식을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장동현 SK㈜ 사장(오른쪽)과 사이언스 비벡 라마스와미 로이반트 사장은 양사가 함께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신약개발 등 다양한 측면의 협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사진제공=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약 도전이 이어진다. 미국 바이오기업 로이반트에 2억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해 신약 개발의 '게임체인저'로 통하는 '표적단백질' 기술 공동개발에 나섰다.



이 기술을 통해 우선 항암제 부문에서 첫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SK가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미국 판매허가를 받은 뇌전증 치료 신약에 이어 또 다른 신약 성공스토리를 쓰기 시작했다.

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 SK (160,000원 ▼4,900 -2.97%)㈜는 미국 로이반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2억 달러을 투자해 이 회사와 함께 '표적 단백질 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선다고 7일 밝혔다.



한국 기업이 미국의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SK㈜가 최초다.

질병 원인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하는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는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신약 개발 방식을 완전히 뒤엎는 것으로 신약 개발 기술의 '게임체인저'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약 대비 월등한 효능을 자랑하고 내성 문제도 없어 상업화에 성공 시 기존 난치병의 치료 수준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의 파트너인 로이반트는 AI(인공지능)∙DT(디지털 전환) 플랫폼과 임상개발 전문가 그룹 등을 활용, 10년 이상 소요되는 기존 제약사의 신약 개발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사업모델로 제약업계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수많은 단백질에 대한 방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연구를 위한 AI 플랫폼은 필수적이다. 미국의 선도 기업 중 유일하게 AI 플랫폼을 갖춘 로이반트는 현재 6개의 질병 단백질에 대해 AI를 활용한 단백질 분해 신약을 개발중이며 독보적인 디지털 경쟁력을 기반으로 빠른 상업화를 이뤄낸다는 전략이다.

SK㈜와 로이반트는 현재 항암과 면역∙신경계 질환 중심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으며 이 중 항암 분해 신약은 뛰어난 약효와 안전성이 검증돼 내년 임상 진입이 예상된다.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은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 등으로 시장 잠재력이 높아 글로벌 제약사들도 경쟁적으로 연구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질병 원인 단백질 중 20%~30%만 신약으로 개발되는 한계가 있으나 분해 방식은 어떤 단백질이든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꿈의 기술로 불린다.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은 투자업계에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세대 선도 기업들은 임상 진입 전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으며 아비나스, 카이메라, C4, 누릭스 등 4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6조7000억원에 달한다. 화이자, 바이엘, GSK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연구를 진행중이다.

SK㈜는 기존 바이오 제약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로이반트가 가진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결합해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시장에서 글로벌 선도 입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중추신경계 신약 전문기업인 SK바이오팜과 시너지를 통해 신약 개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상업화 이후에는 미국, 유럽, 한국에 생산 기반을 갖춘 원료의약품 위탁생산(CMO) 통합법인인 SK팜테코를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동현 SK㈜ 사장은 "SK와 로이반트가 함께 구축하고 있는 단백질 분해 신약 플랫폼은 AI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 과정의 비효율성 문제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시작으로 양사는 글로벌 바이오 제약 시장에 더 큰 혁신을 가져올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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