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과거 직장동료와 동거 숨긴 남편…이혼사유 될까?

머니투데이 장윤정 변호사 2020.12.06 11:00
의견 6

글자크기

[the L] [장윤정 변호사의 스마트한 이혼 챗봇]

편집자주 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과거 직장 동료와 동거한 사실을 숨기고 결혼한 남편…이혼사유 될까?


과거 직장동료와 동거 숨긴 남편…이혼사유 될까?


◇ 과거 오랜기간 직장 동료와 동거했다는 사실을 숨긴 채 결혼 생활을 이어온 배우자와의 결혼생활을 끝낼 수 있을까요?
Q) 저와 남편은 결혼 7년차로, 유치원생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남편은 야근도 많고 바쁘지만 아들과도 잘 지내고 저에게도 다정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6개월 전 이사 준비를 하던 중 남편의 오래된 가방에서 나온 옛 휴대전화를 켜 보니 남편이 저와도 안면이 있는 직장 동료 여성과 침대에서 뽀뽀를 하고 찍은 사진, 함께 밥을 차려 먹은 사진 등을 보게 되었습니다. 충격이었어요. 두 사람이 연인 사이였다니… 저는 퇴근한 남편에게 휴대전화를 보여주며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보라고 했고, 남편은 그 여자와 사실 결혼 전 4년 정도 연애를 했고, 사회 초년생 시절 돈을 아끼려 동거를 했었지만 성격 차이로 헤어진 뒤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다며 오래된 일이라 서로의 배우자를 봐도 아무 감정이 안 드는 관계이니 이해해달라고 하더군요.

남편은 별 일이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며,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지내려 하지만, 과거 4년 간의 동거, 그것도 지금까지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여자와의 관계를 숨긴 채 저를 바보로 만들며 결혼 생활을 한 남편이 도저히 용서가 되질 않습니다. 이혼하고 싶은데 협의는 안 될 것 같아요. 재판으로 가능하겠죠?

A) 혼인 전 다른 여성과의 동거는 재판 이혼 사유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우리 민법은 재판 이혼이 가능한 6가지 사유를 열거하고 있고, 그 중 하나인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란 결혼 생활 중에 발생한 외도를 의미하는 것이지 결혼 전에 있었더 일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에요(민법 제840조 제1호).



한편, 결혼 전 동거했던 사실을 숨기고 결혼한 부분이 혼인취소 사유에 해당될 수 있을지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민법 제816조 제3호). 우리 법원은 사실혼 전력을 숨기고 결혼한 경우에 혼인 취소를 인정한 바 있지만, 이미 남편분의 과거 동거 사실을 선생님께서 인지하신지 3개월이 지나 혼인 취소 청구는 어렵습니다(민법 제823조).

따라서 현재로서는 다른 사유 없이 단지 남편분의 과거를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시면, 법원에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외도 후 별거하고 있는 남편 A씨가 부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소송 상고심에 양승태 대법원장 및 대법관들이 참석했다. 이날 상고심에서는 바람을 피우는 등 혼인파탄의 책임있는 배우자가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한 '유책주의' 판례가 유지됐다. 2015.9.15/뉴스1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외도 후 별거하고 있는 남편 A씨가 부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소송 상고심에 양승태 대법원장 및 대법관들이 참석했다. 이날 상고심에서는 바람을 피우는 등 혼인파탄의 책임있는 배우자가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한 '유책주의' 판례가 유지됐다. 2015.9.15/뉴스1
◇ 남편이 지금도 전 동거녀와 같은 직장에 근무하며 회식도 함께 하는데 이건 부정행위가 아닌가요?
Q) 혼인신고만 안 했지 4년간 동거한거면 부부나 다름 없이 산 사람들인데 아직도 둘이 같은 직장에 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회식도 잦은 직장인데 두 사람이 정말 아무 감정이 없을 수가 있나요? 지금 돌이켜보니 둘이 같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했던 것도 있고 찜찜한 게 한 두 개가 아니에요. 분명 미련이 남은 관계 같은데 정신적 바람은 바람이 아닌 건가요?

A) 선생님께서 화나신 상황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혼을 생각하실 때에는 좀 더 이성적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먼저, 정신적 바람은 바람이 아니냐고 물으셨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민법의 재판상 이혼 사유 중 하나인 '부정행위'에 반드시 육체적 관계가 있는 경우만이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부부간의 신뢰를 깨뜨리는 정신적 외도 역시 부정행위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우리 법원은 서로 깊은 애정 표현을 나누는 관계, 성관계에는 이르지 않았으나 짙은 스킨십을 나눈 관계 등의 경우를 정서적인 부정행위로 보고 있는 바, 선생님 남편분의 경우처럼 단순히 같은 직장에 근무하며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만으로는 두 사람이 설령 과거 연인 사이였다 할지라도 결혼 후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장윤정 변호사장윤정 변호사
[이혼도 똑똑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한 이혼을 위해 챗봇처럼 궁금증을 대화하듯 풀어드리겠습니다.]
나의 의견 남기기 의견 6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