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솔바이오사이언스, "β세포 재생..당뇨 신약 '근원치료' 기대"

머니투데이 중기협력팀 이유미 기자 2020.12.0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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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제1형) 환자들은 평생 인슐린을 투여받아야 한다. 인슐린을 스스로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생산하는 베타세포가 파괴되는 '자가 면역 질환'이다. 이 병을 뿌리 뽑는 근원적 치료는 베타세포가 '정상화'되는 길뿐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조건이 따른다. 베타세포 파괴를 방지하면서, 동시에 베타세포가 새롭게 생성돼야 한다. 한 가지 치료 기전으로는 충분치 않다. 베타세포가 계속 재생돼도 제1형 당뇨 특성상 환자 몸 속 베타세포는 계속 파괴돼서다. 역순환의 고리에 걸리는 것이다. 이를 끊기 위해서는 '재생'과 '조절'이라는 '듀얼 MoA'(작용기전, Mechanism of Action)가 충족되어야 한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제1형당뇨병치료제 '실로아1000'(이하 S1K)에 대해 '듀얼 MoA'를 밝히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알파-베타 세포 간 직접교차분화'의 효능을 새롭게 규명했다.



'알파-베타 세포 간 직접교차분화'는 베타세포 '재생'과 관련한 기술이다. 앞서 회사가 S1K의 자가면역 억제기전을 규명한 데 이은 것이다. 김해진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자가면역 억제기전과 베타세포 재생기전, 두 가지 작용 기전을 밝혀냈다"면서 "제1형 당뇨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제1형 당뇨병 치료 시 알파세포는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면 랑게스한스섬 안에서 베타세포 인접의 알파세포가 베타세포로 분화해서다. '알파-베타 세포 간 직접교차분화'는 이 맥락에서 빛을 발한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 연구진은 당뇨병 생쥐 모델에 S1K를 경구 투여했을 때 알파세포가 교차분화를 촉진한다는 것을 면역형광염색법을 통해 확인했다.

사실 베타세포 재생에 대한 접근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줄기세포나 췌도 이식으로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다만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세포 재생은 유도만능줄기세포 등의 매개 없이 목적 세포로 직접 전환하는 '직접교차분화' 방식으로 이뤄지는 데다 이중 작용 기전 모두 증명해 근원적 당뇨 치료의 청신호로 해석된다는 게 업체의 관점이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오스트리아 Graz 의과대학과 S1K 협력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대학은 700만개 이상의 생물학적 샘플을 보유한 유럽 최대 바이오뱅크를 보유 중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요구하는 데이터 패키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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