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 2017.06.21. [email protected]
4일 개각 대상자가 된 김 장관에 대해 청와대는 "그동안 (김 장관이) 성과를 많이 냈다.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라며 "그동안 실적이 부족하다거나 성과를 못내 경질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의 멍에를 김 장관이 뒤집어 쓰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오랜 신뢰관계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토부 장관에 김 장관이 낙점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역시 문 대통령으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추진해왔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24차례 정책을 내놨지만 부동산을 잡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 안팎의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문 대통령이 김 장관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가장 신임하는 사람 중 한 명이, 뜻하지 않게 정부의 가장 아픈 부분과 관련한 비판을 한 몸에 받아온 것과 관련한 '마음의 빚'이 있다는 것이다.
김 장관이 국토부 장관 직에서 내려온 후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에 관심사가 쏠리는 이유다. 문 대통령이 국토부 장관에 낙점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을 통과할 경우, 김 장관은 약 한 달 뒤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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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이 노영민 현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청와대에 입성할 수 있다는 전망은 꾸준히 거론돼 왔다. 문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해본 경험 등을 따졌을 때 비서실장 직의 적임자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 역시 최초로 여성 비서실장을 임명하는 것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김 장관을 둘러싼 '부동산' 관련 이미지다. 여권 지지자들까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상황 속에서 김 장관을 '청와대 2인자' 자리에 낙점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측면에서 김 장관이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가진 다음, 2022년 지방선거에 전북지사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김 장관은 전북 정읍 출신이다. 국토부 장관을 3년6개월 동안 하며 내상을 입어온 김 장관인 만큼, 체력을 우선 회복하고 내년부터 전북지사 출마 준비를 하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아직 국토부 장관 직을 유지하고 있는 시점에서 김 장관의 앞날을 섣불리 예측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마음의 빚'이 있는 문 대통령이 김 장관이 원하는 방향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김 장관을 아끼는 만큼, 더 이상 이미지를 소모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비서실장 보다는 전북지사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김 장관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다. 여전히 가장 믿고 있는 인사 중 한 명"이라며 "비서실장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떤 보직이든 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