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40대 영건이 CEO 원팀-82년생 女부사장..최태원의 승부수?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최석환 기자, 김수현 기자 2020.12.0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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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정규인사 단행..여성임원 7명 발탁 등 이모저모

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해외유학 장학증서 전달식'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이 선발된 장학생들에게 축하와 격려 인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제공=SK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해외유학 장학증서 전달식'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이 선발된 장학생들에게 축하와 격려 인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제공=SK


SK그룹은 지난해 임원직급을 통합했다. 상무·전무·부사장을 부사장 하나로 일원화했다. 임원 7년차 전무도 부사장, 갓 임원이 된 초임 상무도 부사장이 된 것이다. 같은 부사장이니 선배 임원도 후배 임원이 프로젝트 리더인 팀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론이다.

노련한 유정준·패기의 추형욱 'E&S 테스트'
SK그룹이 3일 1974년생 만 46세인 추형욱 SK(주) 투자1센터장을 SK E&S 공동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격 발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룹 수소사업을 총괄하는 SK수소사업추진단장도 겸직이다.



특히 1962년생 만 58세인 유정준 SK E&S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공동 대표 진용을 꾸린게 눈에 띈다. 백전노장 부회장과 패기 넘치는 40대 사장이 나란히 선 이 조합이 최 회장이 그려온 이상적인 경영진의 모습일 수 있다. 선배의 노련함과 후배의 에너지가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면 앞으로 나올 그룹 인사가 이같은 기조로 갈 가능성도 있다.

그룹 내 SK E&S 역할을 보면 이번 인사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단 걸 짐작할 수 있다. 유 부회장과 추 사장 조합의 성공 여부가 그룹 전체의 미래비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SK E&S는 유 부회장 승진과 함께 그룹 신성장동력인 수소사업 핵심 계열사로 전면에 부각되며 전반적인 위상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실제로 SK E&S는 2023년까지 수도권에 3만톤 규모 액화수소 설비를 건설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규모다. SK E&S가 수입하는 LNG(액화천연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SK (163,400원 ▲2,100 +1.30%)그룹의 수소사업은 SK이노베이션 (106,700원 ▼800 -0.74%)이 주도하는 2차전지(리튬이온배터리) 사업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핵심 축이다. 탄소배출 저감 등이 각 기업 경영의 미래 화두가 되는 시점이다. SK E&S에 대한 파격 인사가 그룹 전반의 화석연료 사업 효율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女임원 7명 선임..82년생도 발탁
올해도 절대 수치에선 남성에 비해 크게 적었지만 여성인력도 상당수 발탁됐다. SK그룹은 이날 인사에서 임원 신규선임 103명과 부회장 및 사장 승진을 더해 107명을 승진시켰다. 이 중 여성은 7명이 신규로 선임됐다. 그룹 전체 여성임원 규모도 34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임원 승진인사 대상자 중 최연소이자 여성인 최소정 SK텔레콤 구독미디어담당 부사장은 1982년생으로 올해 만 38세다. 2006년 SK텔레콤 (51,300원 ▲300 +0.59%)에 입사해 뮤직전략팀장과 드림어스컴퍼니 전략그룹장, SK텔레콤 모바일스트리밍담당 등을 거쳤다.

권혜조 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담당, 안정은 SK텔레콤 11번가 포털기획그룹장도 이번 인사를 통해 부사장 직함을 달게 됐다. 김진희 SK(주) 하이테크 디지털1그룹장도 부사장으로 승진한다. 장지은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 D램 개발담당 임원, 이금주 SK(주) CV디지털그룹장, 신해인 SK바이오팜 (83,500원 ▲200 +0.24%) 사업개발본부장도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여성 인재다.

SK그룹 관계자는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여성 임원 후보군을 조기에 발탁해 체계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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