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하우시스 車소재·산업용필름, 현대비앤지스틸이 가져가나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0.12.03 15:42
글자크기
LG하우시스 車소재·산업용필름, 현대비앤지스틸이 가져가나


LG하우시스 (42,350원 ▼100 -0.24%)의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인수 거론자인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 (20,900원 ▼100 -0.48%)KCC (246,000원 ▼2,000 -0.81%), 사모펀드 중 현대비앤지스틸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3일 자동차·건자재업계에 따르면 현대비앤지스틸은 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 인수 작업에 들어갔다. LG하우시으에 인수가를 3000억원 후반대로 제시하며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다.



건자재업체인 KCC도 LG하우시스로부터 인수제안서를 받았지만 지난해 미국 실리콘업체 모멘티브 인수로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아 인수 검토를 중단한 상태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말부터 비핵심자산 정리 차원에서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의 매각을 추진해 왔다. 공개입찰 대신 인수 후보군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협상하는 방식이다. 현대비앤지스틸과 KCC 외에도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JKL파트너스 등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대부분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경우 이견이 커 협상이 흐지부지됐다.



더구나 올 상반기 코로나19(COVID-19)가 터지면서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해졌다. 하지만 최근 LG그룹이 LG하우시스를 계열분리하기로 하면서 다시 매각에 탄력이 붙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하우시스, LG상사 등 5개 계열사를 분리해 내년 5월 신설지주사가 탄생하게 된다"면서 "신설지주 설립 과정에서 LG하우시스의 비핵심자산을 매각한후 회사를 정비하기 위해 매각을 다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LG하우시스가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의 매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자동차소재·필름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액은 9403억원, 영업손실은 218억원이었다. 연초 이후 올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6140억원, 영업손실은 350억원이었다.

이 사업부분을 현대비앤지스틸이 가져갈 경우 시너지가 예상된다.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차그룹에서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생산을 맡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95% 가량이 해당 부문에서 나온다. LG하우시스 사업부 인수로 사업 영역을 차량 소재 부문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된다. 현대비앤지스틸 거래처의 상당 부분이 현대기아차, 현대건설 등 그룹사여서 LG하우시스 사업부 고객군과 상당부분 겹친다는 장점도 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적자 사업부 매각을 통한 펀더멘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건자재 부문 성장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사업 구조 변화의 긍정적 이벤트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매각이 현실화 될 경우 내년 LG하우시스의 영업이익이 약 20%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