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승 사장 승진"에…삼성 생활가전사업부 환호성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12.0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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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 출신 첫 사장 탄생…비스포크 등 밀레니얼 맞춤형 가전 개발 진두지휘

/사진제공=삼성전자/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87,400원 ▲300 +0.34%) 생활가전사업부 출신 첫 사장 승진 인사가 발표되면서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 비스포크 냉장고라는 공전의 히트작을 내세워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결과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삼성전자는 2일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 발표를 통해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 부사장(사진)이 사장으로 승진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창립 이래 생활가전사업부 출신 최초의 사장 승진자다.



삼성전자 사업부 중 가전만큼은 경쟁사에 밀린다는 인식을 깨고 '비스포크' 시리즈 등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제품으로 가전 업계의 트렌드를 이끌며 선전한 데 대한 보상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9일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프리미엄하우스에서 모델이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지난 4월9일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프리미엄하우스에서 모델이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승 신임 사장은 올해 초 인사에서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60세에 전임 생활가전사업부장 겸 CE부문장(김현석 사장)보다 연령이 높다는 점에서 장기집권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올해 생활가전사업부가 역대급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깜짝 승진 인사의 주역이 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주로 TV사업을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출신 인사들을 기용해왔다. 윤부근 전 부회장(현 고문)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김현석 사장이 2017년 말부터 2019년까지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았다. 이들은 CE부문장을 겸임했다.

대표이사가 생활가전사업부 수장을 맡으면서 힘이 실리는 효과가 있었지만 생활가전사업부 출신의 고위 임원직 승진은 불발되는 일이 반복됐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이 지난 1월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디지털프라자 메가스토어 강남본점에서 열린 '그랑데 AI세탁기·건조기' 출시 행사에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이 지난 1월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디지털프라자 메가스토어 강남본점에서 열린 '그랑데 AI세탁기·건조기' 출시 행사에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생활가전사업부문에서는 내부 출신인 이 사장이 첫 사장에 오르는 역사를 쓰면서 사업부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사장은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 시절 비스포크와 무풍에어컨 등 삼성전자의 최근 실적을 견인한 제품의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이 사장은 현재 삼성전자 내에서 '디자인 경영'을 이끌어갈 주자로 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울R&D(연구개발)캠퍼스에서 디자인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디자인 철학'을 거듭 강조했다. 고(故) 이건희 회장도 생전 기회가 있을 때마다 "0.6초만에 고객의 발길을 붙잡지 못하면 마케팅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디자인론을 꺼냈다.

업계에선 올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가 1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CE부문은 올 3분기 역대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생활가전사업부에선 이번 인사의 흐름이 직원들의 평가로 이어질지도 주목한다. 생활가전사업부는 그동안 통상적으로 반도체 부문이나 무선사업부보다 낮은 성과급을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사업부간 편차가 오랫동안 존재해왔다"며 "올해 가전사업이 그동안의 노력으로 높은 성과를 거둔 만큼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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