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주4일 근무, 임금은 그대로" 코로나 타고 대세 될까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0.12.0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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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레버/사진=AFP유니레버/사진=AFP


글로벌 소비재공룡 유니레버가 뉴질랜드지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주4일제 실험에 돌입한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근무시간 단축 논의가 활발해진 가운데 기존 근로문화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다음주부터 뉴질랜드지사 81명 전직원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주4일제 근무를 시작한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급여는 주5일제와 동일하다.



닉 뱅스 유니레버 뉴질랜즈지사 이사는 이번 실험의 목표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라면서 "만일 4일 동안 연장 근무를 하게 된다면 본래의 목표를 빗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축된 시간 안에 전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생산효과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뱅스 이사는 뉴질랜드지사 직원들은 전부 영업, 유통, 마케팅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이번 실험이 가능했다면서, 제조 직원이 있었다면 복잡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니레버는 이번 실험 결과를 보고 전세계 15만5000명 직원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사진=AFP사진=AFP
세계적으로 워라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4일제 논의는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일하는 방식의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쩍 높아졌다.

주4일제 실험이 성공적이었다는 소식도 속속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해 8월 일본에서 2300명 직원을 대상으로 주4일제 실험을 진행했는데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MS는 올겨울에 한번 더 실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주4일제 실험 후 만족스러운 결과를 확인한 뒤 주4일제 홍보대사를 자처한 경영자도 있다. 뉴질랜드 부동산회사 퍼페추얼가디언의 앤드루 반스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2018년 240명 직원에 8주 동안 주4일를 실험한 뒤 생산성은 향상되고 직원들의 스트레스는 줄어든 것을 확인, 주4일제를 영구 정착시켰다. 반스 CEO는 이후 비영리단체를 구성해 주4일제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주4일제를 두고 찬반이 엇갈린다. 찬성하는 이들은 주4일제가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헨리비즈니스스쿨 조사에서는 주4일제를 도입하면 영국 재계가 연간 1040억파운드(약 154조원)를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반면 주4일제는 아직 무리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제조나 대면서비스 등 불가피하게 주5일제 근무를 이어가야 하는 직군에서는 불공정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단축된 시간을 메우기 위해 기업이 추가 고용에 나선다면 비용 부담이 되레 커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업종에 맞춘 유연한 접근과 세심한 준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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