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구현모 KT, 박정호 SKT, 황현식 LGU+ CEO
KT도 그룹사 재편 시동, '커머스' 신호탄 "내년에 큰 그림 나온다"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커머스 자회사인 KTH와 KT엠하우스를 내년 7월 합병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T커머스 분야 1위 사업자인 KTH와 모바일 쿠폰 B2B(기업간거래) 시장 1위 업체인 KT엠하우스를 합쳐 급변하는 커머스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KT 내부에선 커머스 사업 재편을 신호탄으로 내년부터 그룹사 재편이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 6월 말 현재 KT엔 44개의 계열사가 있다. 통신 계열 그룹사 15개를 빼면 나머지가 약 30여 곳이 비통신 계열사다.
지난 10월 기자간담회에선 "KT 안에는 매년 20%씩 성장하는 사업이 있다"며 "(기업가치) 재평가를 위해 분사와 자회사 상장 등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이 되면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빅테크' 진격의 SKT, 모빌리티 분사·융합보안 합병·커머스 제휴통신사를 넘어 빅테크(대형 ICT기업)로 도약하려는 SK텔레콤의 사업 재편은 전방위적이다. 모빌리티 커머스 융합보안 등 핵심 뉴비즈(신사업) 분야에서 분사·합병·제휴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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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지난달 27일 보안사업 자회사 SK인포섹과 LSH(ADT캡스의 모회사) 합병을 선언했다. SK인포섹과 LSH는 연내 합병하고 내년 1분기 ADT캡스까지 합병을 완료해 3년 내 기업가치 5조원 규모의 보안전문기업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합병 법인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물리보안'(ADT캡스)과 '정보보안'(SK인포섹)을 결합해 디지털 혁명에 따른 '융합보안'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모빌리티 사업부문을 분사해 만들어지는 신설법인 '티맵모빌리티'도 다음달 29일 돛을 올린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서울-경기권을 30분 내로 연결하는 플라잉카를 비롯 대리운전, 주차, 대중교통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대표 '모빌리티 라이프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며 "모빌리티 사업이 SK텔레콤의 다섯 번째 핵심 사업부로서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했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년 상반기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인 우버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택시 호출 사업 등을 추진한다. 지난달 16일에는 SK텔레콤의 e커머스(전자상거래) 자회사 11번가가 글로벌 1위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초협력이 가시화하면 고객들이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스마트 헬스와 보안, 교육, 광고, 콘텐츠, 데이터 사업 등의 신사업 분야를 독립시켜 자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통사들의 '탈통신' 행보는 기존 통신 사업의 한계에 따른 '성장 지체' 현상을 극복하고, 신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종국의 목표는 기업가치 극대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중간지주사 전환 얘기가 나오는 SK텔레콤의 경우 사실상 모든 핵심 사업부와 뉴비즈 계열사의 분사·상장을 목표로 사업 재편을 추진 중"이라며 "KT의 그룹사 재편도 규제산업인 통신 산업의 한계를 넘어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