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퍼즐 'KCC글라스·KAC합병'..KCC 3형제 분리경영 본격화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0.11.3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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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퍼즐 'KCC글라스·KAC합병'..KCC 3형제 분리경영 본격화


KCC그룹이 KCC (230,000원 ▼5,500 -2.34%)·KCC글라스·KCC건설 (4,400원 ▼50 -1.12%)로 계열분리를 모두 정리하면서 3형제의 독립경영을 본격화한다. KCC 창업주인 정상영 명예회장의 장남 정몽진, 차남 정몽익, 3남 정몽열이 각각 KCC, KCC글라스, KCC건설 회장 자리에서 기업을 성장시키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KCC글라스, KAC 1일 합병 '국내 최대 유리회사 출범'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익 회장이 자리한 KCC글라스는 1일 코리아오토글라스(KAC)를 흡수합병해 새롭게 출범한다. 합병 이후 존속법인은 KCC글라스이며 KAC는 소멸된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 9월 이사회를 열어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KCC글라스는 코리아오토글라스 주주들에게 합병 비율에 따라 보통주 1주당 KCC글라스 보통주 0.4756743주를 발행한다. 신주 상장은 12월 18일 예정이다.



KCC글라스와 KAC의 합병으로 국내 최대 유리 회사가 탄생하게 됐다. 또 정몽익 회장은 그룹 내 유리사업 지배구조의 정점에 오르게 됐다.

KCC글라스는 국내 판유리 시장의 50~60%를 차지하는 업계 1위 회사다. 이외에도 바닥재와 인조대리석 등 인테리어 관련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또 국내 인테리어 시장에서 자체 브랜드인 홈씨씨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KAC는 국내 자동차용 유리시장 점유율이 약 70%에 달하는 알짜 회사다. 자동차용 안전유리를 비롯해 콘크리트파일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자동차용 안전유리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GM 등 국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KCC글라스는 이번 합병으로 동종 업종간 사업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KAC가 생산하는 자동차용 안전유리의 경우 KCC글라스가 제조하는 판유리를 원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건축용 및 자동차용 유리에 대한 원재료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직 계열화를 통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며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 개선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진 KCC 회장(왼쪽),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가운데), 정몽열 KCC건설 회장./사진제공=머니투데이 DB정몽진 KCC 회장(왼쪽),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가운데), 정몽열 KCC건설 회장./사진제공=머니투데이 DB

KCC·KCC글라스·KCC건설 삼등분…3형제 독립경영 본격화
KCC는 1958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막내 동생인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금강스레트공업을 모태로 한다. 1976년 금강, 2000년 금강고려화학을 거쳐 2005년 현재의 사명인 KCC로 변경했다.

정몽진 회장은 2000년 정상영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20년째 KCC그룹을 이끌고 있다. 정몽익 회장은 KCC 내에서 유리·인테리어 관련 사업을 총괄하며 형을 도왔고, 삼남 정몽열 회장은 2005년부터 KCC건설을 독자경영했다.

장남 정몽진 회장과 차남 정몽익 회장을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7월 KCC가 KCC글라스로 인적분할을 결정했고 올해 1월 신설법인 KCC글라스가 출범했다. 이로써 정몽진 회장 밑에서 KCC 대표이사를 맡아온 정몽익 회장이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KCC글라스를 맡게 됐다.

지난 9월에는 KCC글라스가 KAC를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 이번 합병은 KCC그룹 형제 분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마지막 조치로 풀이된다.

합병 전 KCC글라스 지분은 정몽진 KCC 회장과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이 각각 16.4%, 8.8%씩 보유하고 있다. 반면 KAC는 정몽익 회장이 25%, KCC글라스가 19.9%,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4.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실질적으로 그룹 내 유리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정몽익 회장이 KCC글라스 지분을 19.49%까지 끌어올리며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KCC그룹이 형제간 계열사 정리가 끝나고 본격적인 분리 경영이 이뤄지면 당분간 지배력 강화를 위한 사업 재편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며 "형제간 얽혀있는 지분 정리도 추가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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