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광주법정 출석' 전두환, 이번엔 사과할까…오늘 선고

뉴스1 제공 2020.11.30 05:34
글자크기

"헬기사격 없었다" 혐의 부인…5월 가족에 사죄 안해
발포명령자 묻자 '버럭'…법정서 '꾸벅꾸벅' 졸기도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7)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광주법원에서 열릴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피해자인 고(故)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5·18 피고인 신분으로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2019.3.11/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7)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광주법원에서 열릴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피해자인 고(故)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5·18 피고인 신분으로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2019.3.11/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 중인 전두환씨(89)에 대한 1심 선고가 30일 광주지법에서 진행된다.

그동안 헬기사격을 부인했던 전씨가 선고재판을 전후로 5월 가족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지법에 따르면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30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 대한 선고기일이 진행된다.

이날 선고가 진행되는 만큼 전씨가 법정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0월5일 결심공판을 마친 뒤 전씨 측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전씨의 선고기일 출석 여부에 대해서 "(전씨가)당연히 참석할 것"이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이날 양형이유에 대해 설명한 뒤 형량을 선고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0월5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전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2018년 5월 기소된 뒤 전씨는 총 2차례 재판에 출석했다. 지난해 3월11일과 올해 4월27일이다.


전씨는 5월 가족에게 사과 등은 없었다. 오히려 법정에서 헬기사격을 부인해 광주시민 등의 공분을 샀었다.

지난해 3월11일 진행된 첫 공판기일에 출석한 전씨는 발포명령자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왜 이래"라고 화를 내면서 법정으로 들어갔다. 법정에서는 꾸벅꾸벅 조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후 전씨는 법원에 알츠하이머 등 건강상 문제 등을 이유로 불출석허가를 신청했고, 재판부는 전씨가 불출석하더라도 방어권보장 즉 재판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불출석허가를 받아들여줬다.

그러나 지난해 건강한 모습으로 골프를 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골프장에서 전씨는 5·18에 대해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나는 학살에 대해 모른다", "나는 광주시민 학살하고 관계 없다", "발포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도 않은데 군에서 명령권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하느냐"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더욱이 연말에는 12·12사태 주역들과 호화 만찬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재판부 변경으로 인해 1년여 만인 지난 4월27일 전씨는 두번째로 광주를 찾았으나 '5·18 학살'에 대한 사죄는 없었다.

취재진은 전씨에게 "죄를 저지르고 왜 반성하지 않느냐",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왜 책임을 지지 않느냐", "사죄하지 않을 거냐" 등의 질문을 했으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법원으로 들어갔다.

재판이 시작되자 전씨는 헤드셋을 쓰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들었다. 이어 재판부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알고 있기로는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만약에 헬기에서 사격을 했더라면 많은 사람이 희생됐다. 그러한 무모한 짓을 대한민국의 헬기 사격수인 중위나 대위가…, 난 그 사람들이 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씨는 눈을 감고 입을 굳게 다무는 모습을 보였다. 공소사실 이후 변호인의 주장을 듣는 과정에서 전씨는 눈을 감았다가 뜨기를 반복했고, 팔장을 끼고 변호사가 변호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결국 1년 전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재판장이 "피고인이 고령인 관계로 집중력이 떨어질 때 휴정을 요청하면 받아들이겠다. 동석인이 요청해달라"고 했고, 이씨의 요청으로 재판이 휴정됐다.

앞서 광주시와 5월 단체, 천주교 정평위, 시민단체, 문화예술단체, 정치권 등은 전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성명을 통해 "수많은 목격자가 '그날의 진실'을 증언하고 있으며, 오월영령과 광주시민 앞에서 고개 숙일 줄 모르는 후안무치한 전두환의 태도가 1980년 5월 당시 무고한 시민들을 짓밟았던 군화발의 잔인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이야말로 역사를 바로 세울 때"라며 "재판부가 명명백백 진실을 규명하고, 역사의 죄인 전두환을 단죄하는 현명한 판결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5·18 당시 무고한 시민들에게 총구를 겨누게 한 '최초의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 행불자들은 몇 명인지, 어디에 암매장되었는지 모든 진실이 한 점의 의혹 없이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