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4, 막판 방역준비에 총력…"안정적으로 시험 치러낼 것"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0.11.2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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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 특별실에 코로나19 감염 의심 수험생을 위한 방역키트가 준비돼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 특별실에 코로나19 감염 의심 수험생을 위한 방역키트가 준비돼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오는 12월 3일 치러지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코로나19(COVID-19) 학생 확진자가 입시학원 등에서 속출하고 있다. 수능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교육 당국은 현재 철저한 방역 준비를 통해 안전하게 수능을 치러내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주 수능인데…수험생 확진 '산발적'
29일 방역당국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 강남과 목동 대형 입시학원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학원가에 비상이 걸렸으나 추가 감염자는 나오지 않았다. 서울 대치동 한 대형 입시학원 수강생이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같은 학원 수강생 88명과 강사 3명에 대한 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

양천구 목동의 대입 학원가에서도 28일 수강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서구 화곡동 에어로빅 학원 수강생인 부모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원 재학생 및 관련자 50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체검사 결과 전원 음성판정이 나온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이 밖에도 27일 전남 여수의 한 마이스터고 3학년 학생이 코로나19에 확진돼 같은 학교 학생 296명 등이 진단 검사를 받고 세종에서도 같은 날 고3 학생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같은 학교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등 잇따른 고3 수험생 확진으로 일선 학교에서는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수험생들이 주로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수능연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고3 수험생 A씨는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시험장 인원 4명 감축, 가림막 설치, 점심시간 환기 등이 과연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 의문"이라며 "수능을 최소 1~2주 연장 후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을 통해 사태를 진정한 다음 치르는 것이 집단 감염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험장 방역 준비 마무리…교육당국, 학원가 점검 강화
시험장 방역 준비는 마무리 단계다. 교육 당국은 일반시험장과 자가격리 대상 수험생을 위한 별도의 시험장에 책상마다 칸막이를 설치하고 있다. 수능에 투입되는 감독관의 건강 상태도 매일 확인하고 외부 접촉을 자제시키고 있다.


교육 당국은 수능 당일엔 현장 관리반을 운영해 격리 수험생의 시험장 이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소방청은 자가격리 수험생 전원에 대한 이송 준비를 마쳤다고 이날 밝혔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자가격리 수험생은 자차 이동이 원칙이지만, 수험생 본인이나 가족이 희망하는 경우 119로 신고해 시험장까지 이송을 요청할 수 있다.

서울 지역 중학교는 수능 시험을 3일 앞둔 30일부터 수능 시험일까지 원격수업에 들어간다. 코로나19 사태로 수능 감독관 인력과 추가 시험장이 필요해 중학교 교사들도 상당수 감독관으로 나가고 시험장으로 쓰이는 중학교도 많아진 것을 고려한 결과다. 수능을 일주일 앞둔 지난 26일 전국 고등학교와 수능 시험장으로 사용되는 학교들은 원격수업에 돌입했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수능 감독관으로 참여한 교직원과 관계 요원 희망자 전원에게 코로나19 무료 진단 검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가 확진·격리 수험생 감독관만 수능 종료 후 진단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으나 서울에서는 전체 감독관 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수능 후 교직원의 건강을 지키고, 감독관들을 통해 코로나19 감염이 학교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해 안정적 학사 일정을 운영하기 위한 조치다.

교육 당국은 수능 전날인 다음 달 2일까지 학원가를 중심으로 특별 방역 점검도 강화할 방침이다. 많은 학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오후 5시 이후에 야간 불시 점검도 실시한다. 수능 1주 전부터 학원과 교습소 이용 자제를 권고하면서 재수생을 포함한 수험생들이 다니는 주요 대형 학원들도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일 앞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 방문자 출입통제 강화 안내문이 붙어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일 앞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 방문자 출입통제 강화 안내문이 붙어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확진 발생 없이 안정적으로"…수능 당일 시험장 충분 확보

교육 당국은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자가격리 수험생들도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시험장을 확보했다. 전국적으로 확진자 172명과 자가격리자 3800여명까지 수용 가능한 시험실이 마련된 상태다.

확진 수험생은 전국 29개 거점 병원에 마련된 병상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 지난 26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은 21명, 자가격리자는 144명이다.

올해 전체 수능 시험실은 3만3000여개로 2020학년도 수능 대비 58%포인트 늘었다. 시험감독 등 인력은 작년보다 30%포인트 늘어나 12만여명이 투입된다.

확진 수험생은 정부 지정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자가 격리 수험생은 최대 4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별도 시험실에서 수능을 치른다. 자가 격리자가 응시하는 별도 시험장에선 감독관들이 고글, 마스크, 긴팔 가운, 장갑 등의 4종 보호구를 착용한다.

자가격리자도 수능 전까지 격리 해제되지 않을 경우 수능 당일 별도시험장에서 응시하게 된다. 자신이 확진자 또는 자가격리 대상자 통보 받았을 경우에는 관할 교육청에 반드시 알리고 보건소에도 본인이 수능 지원자임을 밝혀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방역 준비를 잘해온 만큼 수능 전후에 확진자 발생 없이 안정적으로 치러내는 것이 관건"이라며 "입시를 준비해온 수험생과 학부모, 대학 등에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수능 연기 같은 일정 변화는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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