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연구자와 미술사가로 북한 예술에 천착해 온 한상언 박사(한상언영화연구소 대표)와 홍성후 한상언영화연구소 전시팀장이 접경인문학자료총서(4권)으로 편찬한 ‘평양, 1960’(한상언영화연구소 펴냄)은 선전선동과 목가적 분위기가 혼재한 북한의 60여년 전 민낯이다. 한상언영화연구소는 남북한 영화 및 동아시아 영화 자료의 체계적 수집과 전시, 연구를 위해 2018년 4월 설립된 학술연구기관이다.
1950년대 한국전쟁과 전후 복구 시기를 지나 천리마 시대로 이어지는 1960년 무렵의 평양은 그 자체로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기념탑처럼 묘사된다. 사회주의 국가의 수도이자 현대적 도시의 모습을 한 평양이 카메라에 담겨 대내외에 홍보되는 것이다.
저자는 편찬 작업에 대해 ‘2020년 서울에서 평양을 바라보기 위한 시도’라며 ‘분단 75년 역사의 무게와 그 시간만큼이나 벌어진 남북 사이의 인식 차이, 복잡한 국제관계들에 대해 고려하기 이전에 북한의 일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접경인문학자료총서는 중앙대와 한국외대가 함께 남한과 북한이 냉전체제의 중심부로부터 전해지는 문화를 온전히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입장에서 선택적으로 수용했다는 내용의 접경연구 작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꾸려낸 접경인문학연구단(단장 차용구 중앙대 교수)의 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