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논리는 1990년대 발견한 거울신경세포에 의지한다. 그간 심리학계와 정신의학계에서는 인지와 사고를 관장하는 대뇌피질과 감정과 감성을 관장하는 대뇌변연계의 상호작용에 따라서 인간의 심리를 설명해왔다.
특히 세 번째 뇌의 활동이 첫 번째 뇌와 두 번째 뇌의 활동에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세 번째 뇌가 세상에 가장 늦게 알려졌지만, 작동 순서는 가장 먼저라는 것의 그의 주장이다.
거울신경세포는 상대방의 특정 움직임을 관찰할 때와 그것을 따라 할 때 활성화하는 데, 이론 인해 인간은 타인의 행동을 모방하고 그 의도를 파악하며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아 간 심리학’이라는 개념도 만들었다. 개인이나 주체 개념에 의존하던 기존의 심리학을 ‘모방 관계’나 ‘자아 사이의 관계’를 중심에 둔 새로운 심리학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신념의 발로였다.
자아 간 심리학에서 자아는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나’다. 같은 ‘나’라도 관계에 따라 여러 명의 ‘나’로 있을 수 있으며 그래서 심리학의 연구 대상은 개인이 아닌 ‘관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모방과 관계의 탐구를 통해 자신과 타인의 욕망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차별적인 경쟁이 지배하는 현대사회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우리는 태어난 이상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세 번째 뇌=장 미셸 우구를리앙 지음. 임명주 옮김. 나무의마음 펴냄. 296쪽/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