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한동안 잠잠했던 일산 부동산 시장이 다시 꿈틀댄다. 일각에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달 초 국회에서 언급한 "우리집 5억" 발언을 시장에선 '저평가 지역'이란 신호로 받아들인 결과란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장관이 '불장'(부동산 과열의 의미하는 시장 용어)을 만들었다"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주목받는 지역이 됐다.
일산은 경기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김포(1.34%) 파주(1.25%) 용인 처인구(1.05%)에 이어 상승률이 높은 지역에 꼽혔다. 일대 신축, 구축 단지 모두 가격대가 동반 상승한 결과다. 한 두달 전과 비교해 가격이 1억~2억 이상 오른 단지가 적지 않다.
최근 일산이 재조명 받게 된 것은 우선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시행 여파로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전세난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자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하고, 1기 신도시로 생활 인프라가 구축된 일산이 재조명받게 됐다.
또 일산과 인접한 김포가 6·17 대책 이후에도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풍선효과로 시세가 급등하면서 일부 가격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도 시세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두 지역이 서울 접근성에선 큰 차이가 없는 데다 교육 환경은 오히려 일산이 우수한 측면도 있어 같은 규제지역으로 묶인 이후 '키맞추기' 현상으로 일산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탄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장관 발언은 "일산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을 확산시킨 결정적 계기가 됐다. 실제로 김 장관 발언 이후 호갱노노 등 주요 부동산 실거래가 앱(app)에선 일산 지역 아파트 검색량이 급증했다. 김 장관 말대로 보금자리대출이 가능한 6억원 이하 매물이 많은지 실수요층이 관심을 보인 결과다.
일산 서구 덕이동 아이파크시티 단지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해당 매물은 금융권 근저당권 외에도 세입자 보증금도 얽힌 복잡한 권리관계로 평소라면 추가 유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하지만 향후 일산 아파트값 상승을 기대한 입찰자들이 몰리면서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팔린 것이다.
당분간 일산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임대차2법 여파로 서울과 수도권 전셋값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고 일산 지역엔 추가 공급량도 많지 않아 시세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가격상승 폭은 제한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일산 아파트값 상승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과 전세난에 따른 회피 수요 영향이 크다"며 "다만 일산이 현재 규제지역이기 때문에 김포와 같은 비규제 풍선효과 수준의 급등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