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자 수능 안본다니 "제발 봐주세요"…수험생 눈물의 호소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20.11.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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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둔 26일 오후 코로나19 감염 방지 칸막이를 설치한 대구의 한 고등학교 시험장에서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둔 26일 오후 코로나19 감염 방지 칸막이를 설치한 대구의 한 고등학교 시험장에서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1지망 대학 합격했는데, 처음이자 마지막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 테니까 경험 삼아 볼까 생각했는데, 코로나 확진자 갑자기 많아져서 무섭네요. 다들 수능 보시나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자, 수능 응시하지 않겠다는 수험생이 늘고 있다. 이에 올해 수능 결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등급 하락을 우려한 수험생들이 "수능에 제발 응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면접·논술 못 볼까봐, 이미 합격해서…수능 안 보는 수험생들
27일 각종 입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능 응시를 고민하는 수험생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수능 점수가 필요하지 않은 전형에 지원했거나 이미 합격한 수험생들이다. 일부 학생부교과 전형, 논술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기 때문에 수능을 굳이 보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이들은 수능 고사장에서 감염된다면 면접, 논술, 실기 등 대학별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응시를 꺼리고 있다. 상당수 대학들이 코로나19 확진자, 자가격리자의 대학별 평가 응시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기 준비하고 있어서 수능 안 보려고요", "저는 모두 학생부종합 전형을 써서 수능과 전혀 관계가 없는데, 담임 선생님, 부모님, 친구들까지 무리해서 갈 필요 없다고 되려 가지 말라고 한다", "옆자리 확진자 있으면 자가 격리 들어가서 논술도 못 치는데 불안하다"며 수능에 응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수능 결시율 치솟을 듯…"제발 수능 봐주세요" 호소 글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둔 26일 부산 남구 분포고등학교 교실에서 업체 관계자들이 반투명 아크릴 재질의 가림막을 책상에 설치하고 있다./사진=뉴시스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둔 26일 부산 남구 분포고등학교 교실에서 업체 관계자들이 반투명 아크릴 재질의 가림막을 책상에 설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수능 결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6월 모의평가 결시율은 18.2%로 6월 모평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예년에는 꼭 수능 점수가 필요하지 않더라도 경험상 수능을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감염 우려로 꼭 수능 점수가 필요한 수험생들만 응시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수능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응시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결시율이 올라간다면, 상위권 학생들이 본인의 실력과 달리 등급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수능은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전체 응시인원이 줄면 등급별 인원 규모가 줄어든다. 평소 1등급을 받던 수험생이 2등급을 받을 수 있단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커뮤니티에는 "자도 좋으니까 수능에 제발 응시해달라"는 호소 글도 올라왔다. 수능 응시를 고민하는 글에는 "제발 봐주세요", "다 찍고 자주세요" 등이라며 꼭 응시해달라는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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