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 가문을 일으킨 진 폴 게티(1892~1976). /사진=유튜브 갈무리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존 길버트 게티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의 한 호텔방에서 52세의 나이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비극적인 죽음으로 유명한 게티 가문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넷째 아들인 고든 게티(86)의 아들이었다.
진은 타고난 경영 감각으로 2년 만에 자산을 100만 달러(약 11억원)로 불렸다. 그는 1957년에 미국 최고의 부자로 선정됐고 1966년에는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민간인으로 올랐다. 그러나 재산이 늘어날수록 가문의 운명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진은 심지어 막내 아들 티모시에게 뇌종양이 생겼을 때도 의료비가 너무 비싸다며 불평했다. 티모시가 1958년 12세의 나이로 사망했을 때는 "바빠서 갈 수 없다"며 장례식에 가지도 않았다. 곧이어 티모시를 낳은 다섯 번째 부인 테디 린치와 이혼했다.
손자 존 폴 게티 3세의 납치→몸값 협상→중독과 마비진의 손자 존 폴 게티 3세의 납치 사건은 다시 한번 게티 가문을 뒤흔들었다. 1973년 마피아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당시 16세였던 존 폴 게티 3세를 납치해 몸값으로 현재 돈으로 7000만 파운드(약 1032억 8780만원)에 이르는 거액을 요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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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 손자의 몸값 지불을 거부했다. 그러자 마피아들은 인질인 존 폴 게티 3세의 귀를 잘라 로마 신문사에 보내기까지 했고 결국 진의 아들이 자신의 아들을 구하기 위해 협상 끝에 몸값을 지불했다. 이후 진이 자신의 아들에게 연 4%의 이자를 받기로 하고 돈을 빌려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존 폴 게티 3세는 1974년 롤링스톤지와 인터뷰에서 할아버지가 자신의 몸값을 지불하지 않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충격으로 약물 중독에 빠졌고 25세의 나이에 뇌졸중으로 사지가 마비됐다. 그는 2011년 5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존 폴 게티 3세. /사진=유튜브 갈무리
진의 장남 조지 F. 게티 2세는 아버지보다 3년 앞선 1973년 4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는 진정제와 알코올 과다 복용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진의 둘째 아들 로날드 게티는 아버지와 지낸 시간이 태어난 직후 몇 달 밖에 되지 않았다.
진의 셋째 아들이자 납치됐던 손자의 아버지인 존 폴 게티는 알코올과 마약 중독에 빠졌다. 그는 1971년에 약물 중독으로 두 번째 부인 탤리타 폴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구렁텅이 같은 삶에서 빠져나와 자선 사업을 해서 기사 작위를 받았다.
진의 넷째 아들 고든은 아버지가 사망한 후 가업을 장악했다. 그는 석유 사업이 아닌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1986년 가문의 사업인 '게티 오일'을 75억 파운드(11조 694억원)에 매각했다. 다만 그는 최근 5년간 아내와 자녀 두 명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