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효과 본 아스트라제네카 '추가 임상'…FDA 승인 늦어질 듯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11.27 07:40
글자크기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포드대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추가 임상시험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70% 수준의 예방률을 보이던 백신이 실수로 용량을 잘못 투여한 뒤 90%로 오르며 의구심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이같이 밝히면서 "또 다른 국제 임상시험이 되겠지만 피시험자가 적게 필요하기 때문에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시험 도중 실수로 백신 용량을 절반만 투여한 그룹에서 90%의 예방률을 보였다. 반면 높은 용량을 투여받은 그룹은 62%의 효능만을 보였다. 이에 미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해 미국 백신개발프로젝트인 '워프스피드'의 몬세프 슬로위 박사팀은 의구심을 표했다. 90%의 효능이 오직 저위험군에서만 나타났고, 연령또한 55세 이하였기 때문이다. 이들 숫자는 2741명. 62%의 효능을 보인 그룹은 8895명에 달했다.



결국 이번주동안 아스트라제네카 주가는 6% 하락세를 보였다.

소리오 CEO는 추가 임상시험으로 인해 영국과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의 승인이 보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 FDA의 승인은 늦춰질 수 있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CNBC에 "연구는 가장 높은 기준으로 진행됐다"면서 "더 많은 임상 데이터가 축적될 것이고, 추가적인 분석이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를 향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바이오투자은행 SVB 리링크는 노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은 미국에서 절대 승인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중증환자, 이전에 감염된 개인과 노인 및 기타 위험 인구 등 FDA의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했다.

화이자 글로벌 연구개발(R&D) 사장이었던 존 라매티나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FDA에 2300명에게만 최적의 투여를 한 백신을 위해 긴급사용승인을 내릴 것이라 믿기 어렵다.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이 비판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저렴한 가격과 용이한 보관성을 장점으로 꼽힌다. 백신 개발 중인 화이자의 백신 1회 접종 비용이 20달러, 모더나가 32~37달러인 데 반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3~5달러에 불과하다. 또 2~8도에서 보관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게다가 이 회사측이 발표한 70% 수준의 예방률도 좋은 결과라는 주장도 있다.

길리스 오브라이언 테어 박사는 "기본적으로 좋은 백신의 허들이 50~60% 효능인 것을 감안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