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회장에 '포스트 김광수' 꿈꾸는 '관 출신' 몰린다?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0.11.27 05:05
글자크기
서울 중구 NH농협금융지주 본점 / 사진제공=농협금융서울 중구 NH농협금융지주 본점 / 사진제공=농협금융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연합회장 단독 후보가 되면서 차기 농협금융 회장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주로 관료 출신이 맡던 자리여서 전직 관료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이 27일 은행연합회 사원총회에서 은행연합회장으로 확정되면 곧바로 농협금융 회장직은 공석이 된다. 농협금융은 경영승계절차에 돌입해 40일 안에 차기 회장을 뽑아야 한다. 차기 농협금융 회장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추천, 이사회 보고를 거쳐 농협중앙회에서 확정한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보유했다. 빠르면 다음달, 늦어도 1월 초엔 농협금융 회장이 결정되는 셈이다.



당초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였다. 그는 2년 임기를 마치고 1년 연임에 성공해 농협금융을 이끌어왔다. 당장의 공백은 내규에 따라 김인태 부사장이 직무대행으로 메운다. 관례에 비춰 볼 때 내부 출신 인사가 회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농협금융 회장은 초대 회장인 신충식 전 회장을 제외하고는 신동규·임종룡·김용환 전 회장에서 김광수 회장에 이르기까지 줄곧 관료 출신이 맡았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금융을 보유한 농협중앙회가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건 태생적으로 정책 부문과 거리를 둘 수 없어서다. 관 출신 인사들도 민간 금융지주 회장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은행, 비은행 자회사들에 행사하는 권한은 적지만 은행장, 금융사 대표 경력이 없어도 선임될 수 있어 자리를 노리는 사람이 많다.



금융권 안팎에선 벌써부터 전직 관료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전례를 보면 차관급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시기적으로 개각,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과 맞물려 농협금융 회장 후보군이 추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과 금융협회 인사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후보풀이 넓어지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 손병두 전 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거래소 이사장 하마평에도 올랐다. 최근 생명보험협회장 후보를 고사한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SGI서울보증 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서태종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의 이름도 나온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기존에 관리하던 인재풀, 새롭게 추천된 인물들을 두루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린 것도 아니어서 내부적으로 특정 이름이 오르내리는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기상 개각과 맞물려 관료들의 연쇄 이동이 이어지면서 농협금융 회장 후보군이 압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