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우승' 16억 더쓰는 경남銀, '롯데 탈락' 21억 아낀 부산銀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0.11.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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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김택진 NC 구단주가 24일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베어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끝난 뒤 승리한 NC 선수들에게 축하를 위해 그라운드로 이동하고 있다.  NC다이노스는 이날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베어스를 상대로 4대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대2로 누르고 창단 9년 만에 KBO 프로야구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2020.11.24/뉴스1(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김택진 NC 구단주가 24일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베어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끝난 뒤 승리한 NC 선수들에게 축하를 위해 그라운드로 이동하고 있다. NC다이노스는 이날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베어스를 상대로 4대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대2로 누르고 창단 9년 만에 KBO 프로야구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2020.11.24/뉴스1


부산·경남 지역 연고 프로야구단 성적에 연동된 우대금리를 약속한 BNK금융지주 산하 두 은행의 희비가 엇갈렸다.

경남은행은 창원 NC 다이노스가 우승해 이자로만 약 16억원을 더 쓰게 됐다. 반면 부산은행이 약속한 우대금리는 '없던 일'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고 7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다.

경남은행은 지난 5월 '2020 BNK야구사랑정기예금'과 '2020 BNK야구사랑정기적금'을 출시했다. NC 다이노스의 올시즌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약속한 금융상품이다. 정기예금은 1만2181좌(3386억원), 정기적금은 7593좌(563억원)가 각각 판매됐다.



정기예금 상품 기본금리는 연 0.75%, 여기에 우대금리가 추가된다. 특히 NC 성적에 따라 △정규시즌 우승 0.10%p △포스트시즌 진출(5위 이상) 0.10%p △한국시리즈 우승 0.10%p 등이다.

NC 다이노스가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달성하면서 금리 0.30%p를 더 줘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경남은행이 이자로 더 쓴 금액은 10억1580만원(세전)이다.



아울러 경남은행은 NC 다이노스 소속 나성범 선수(타자)와 루친스키 선수(투수)가 각각 홈런 개인 순위와 다승 개인 순위 3위 안에 들면 1000계좌에 0.20%p 우대금리를 더 주기로 했는데, 두 선수 역시 목표를 달성했다. 다음달 추첨결과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약 5500만원 추가지출이 예상된다.

정기적금 상품은 약속한 이자가 더 크다. 코로나19 극복 우대금리 0.20%p 외에도 △정규시즌 우승 0.30%p △포스트시즌 진출 0.30%p △한국시리즈 우승 0.30%p 등이다. 코로나19 우대금리를 빼도 총 0.90%p다. 정기예금 상품과 마찬가지로 나성범 선수와 루친스키 선수가 개인목표성적을 달성해 가입 계좌 중 1000계좌는 0.30%p 우대금리를 더 받는다.

경남은행은 적금상품 이자로 5억여원이 더 들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예금상품 추가이자와 더하면 약 16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NC 다이노스 우승의 대가로 쓰게 된 셈이다.


지출은 크지만 은행에는 훈훈한 분위기가 감돈다. 정윤만 경남은행 마케팅추진부장은 "NC 다이노스가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을 거둬 NC 다이노스의 팬이자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이 든다"며 "더욱이 NC 다이노스의 호성적에 힘입어 야구사랑정기예금·정기적금 가입 고객들이 높은 우대금리를 받게 돼 기쁘다"고 했다.

반면 부산은행은 시즌 전 7000억원 규모 '가을야구정기예금' '완판'에 성공했지만 롯데 자이언츠가 일찌감치 시즌을 마무리해 다소 머쓱해진 상황이다.

'가을야구정기예금'은 300만원 이상 예금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1년제 정기예금이다. 1000만원 미만은 1.15%, 1000만원 이상은 1.30% 기본 이율을 제공하고, 롯데 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0.1%p, 우승하면 0.1%p 금리를 각각 더 주기로 했다. 부산 사직구장 홈관중이 20% 증가하면 추가 0.1%p 우대금리를 약속했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정규리그 7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코로나19로 무관중·관중제한 경기가 진행돼 홈관중 증가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만약 롯데 자이언츠가 우승해 조건부로 걸었던 우대금리 0.3%p를 모두 줘야했다면 부산은행이 지출할 이자는 21억원에 달했다. 응원팀 성적 부진이 은행 재정에 도움이 된 아이러니다.

다만 사회공헌 취지는 이어갔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말 사직야구장에서 '가을야구정기예금'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한 후원금으로 전달했다. 부산지역 5개 초등학교 야구부에 1000만원 상당 야구공을 선물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롯데 야구팀 성적이 몇년째 부진해 우대금리를 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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