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나만 소외될 것이라는 두려움, FOMO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도 올해 급락과 급등을 겪으면서 주식시장의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특히 2030 밀레니얼 세대가 주식투자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월급만 모아서는 아파트를 언제 살 수 있을 지 모를 정도로 집값이 올라버렸는데, 올해처럼 주식시장이 좋다면 아파트를 사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그러면서 왠지 주식을 안 하면 손해인 것 같은 기분이 많이 든다.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 모두 주식시장에 돈을 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기회를 놓치고 나만 소외될 것이라는 두려움, 즉 포모증후군(FOMO: Fear Of Missing Out) 때문에 재테크 책이 더 인기다.
시장은 흥분돼 있고 눈 앞의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안 올 것 같아 조바심이 나지만, 기회는 앞으로도 또 나타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은 등락을 거듭하면서 상승해왔고 좋은 기회는 꾸준히 출현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1998년의 반등, 2000년의 IT버블, 2003년의 신용카드사태,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시장은 꾸준히 우상향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우리가 가져야 할 건 기다리는 마음이고 재테크 못지 않게 본업에 충실하는 것이다.
◇무재작력, 소유투지, 기요쟁시
사마천이 저술한 사기(史記)의 화식열전(貨殖列傳)에는 재물, 즉 부에 관한 명언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무재작력(無財作力), 소유투지(少有鬪智), 기요쟁시(旣饒爭時)라는 말이다.
재물이 없는 사람은 힘써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재물이 조금 있는 사람은 지혜를 짜내서 돈을 벌어야 하며, 많은 재물을 가진 사람은 시기를 잘 따져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의미다.
1단계인 무재작력이 열심히 일해서 종자돈을 만드는 과정을 의미한다면, 2단계인 소유투지는 그 종자돈을 잘 불리는 재테크를 뜻한다. 그리고 3단계인 기요쟁시는 큰 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상의 흐름을 잘 타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 생각해도 감탄을 자아나게 하는 말인데, 2000년 전과 지금의 부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사마천의 말처럼 부를 늘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은 근로소득을 통한 장기적인 현금흐름 창출, 즉 무재작력이다. 1단계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2단계인 소유투지로 넘어갈 수가 없고 또 소유투지로 넘어간 후에도 무재작력은 계속돼서 꾸준한 소득을 창출해야만 부를 지속적으로 늘릴 수가 있다.
재테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본업에 충실한 것이다. 그리고 2020년 후에도 좋은 투자 기회는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무재작력을 지속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