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실적 남기고 떠나는 LGU+ 하현회 "이런 게 행복이구나 실감"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11.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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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식 사장에 CEO 바통 물려주고 용퇴…현장경영·5G혁신 주도·IPTV 약진 등 성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멜리아 바르셀로나 사리아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하 부회장은 MWC 2019 참석을 위해 바르셀로나에 방문 중이다. / 사진제공=LG유플러스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멜리아 바르셀로나 사리아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하 부회장은 MWC 2019 참석을 위해 바르셀로나에 방문 중이다. / 사진제공=LG유플러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CEO(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는 통신 사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5G 시장에서 '만년 3위' 타이틀을 깨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선보이며 시장 판도를 뒤흔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 부회장은 25일 오후 열린 LG유플러스 이사회에서 "지금이 LG유플러스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고객 경험 혁신으로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용퇴의 변을 밝혔다.

1985년 그룹 공채로 입사한 하 부회장은 약 36년간 LG에서만 근무한 '정통 LG맨'이다. 2013년 말 TV 사업을 책임지는 LG전자 HE사업본부장을 역임했고, 2년 뒤에는 ㈜LG 대표이사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에 올랐다. 구광모 대표가 취임한 직후인 2018년 7월 LG유플러스 CEO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당시 부임해 첫 소회를 밝히면서 "통신사업에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자"고 했다.



그의 선언대로 LG유플러스는 '콘텐츠 차별화'를 중점에 두고 5G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가상·증강현실(VR·AR) 등 5G 실감형 콘텐츠에 5년간 2조 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동통신사 최초 AR 전문 스튜디오 설립, 세계 최초 AR글래스 상용화, 클라우드게임 '지포스나우' 세계 최초 서비스 등 AR과 게임 등 영역에서 5G 콘텐츠 사례를 제시했다.

통신사 최초로 5G 콘텐츠 수출을 이뤄내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의 차이나텔레콤을 시작으로 일본, 홍콩 등에 1000만 달러의 5G 콘텐츠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해외 6개국 7개 사업자를 모아 5G 콘텐츠 동맹체 'XR 얼라이언스'를 결성하고 1대 의장사로서 활동하고 있다.

2018년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넷플릭스를 독점 제공해 IPTV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이어 지난해 말 LG헬로비전(옛 CJ헬로)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유료방송 시장 합산 점유율을 2위로 끌어올렸다. LG헬로비전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4분기 이후 네 분기 연속으로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여왔다.


이런 성과의 배경에는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라는 철학으로, 현장을 중시한 하 부회장의 경영 방식이 있다는 게 평가가 나온다. 그는 취임 첫 해부터 지금까지 100여 차례 현장을 찾아 구성원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격려했다.

"'요즘 행복은 이런 것이구나' 실감…LG 떠나도 응원하겠다"
하 부회장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고별사도 전했다. 그는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면서 사업에 대한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CEO로서 1년 365일 하루도 마음 편할 날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것도 사실"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행복은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분들의 저에 대한 보이지 않는 믿음과 지원, 그리고 헌신으로 부족한 제가 맡은 바 소임을 완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공을 임직원들에게 돌렸다.

이어 "황현식 사장이 새 CEO로서 여러분과 함께 하게 돼 매우 든든하게 생각한다"며 "황 사장은 탁월한 사업역량과 열정을 가진 사업가일 뿐만 아니라 신뢰와 존경을 받는 출중한 리더이자 오랜 기간 LG그룹 사업현장에서 같이 일해온 동지"라고 추켜세웠다.

한편 업계에서는 구본준 LG그룹 고문의 측근인 하 부회장이 계열분리되는 계열사 중 한 곳에서 중책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 부회장은 "첫 비즈니스 생활부터 퇴임하기까지 모든 인생 여정을 LG그룹과 함께 했다"며 "이제 저는 36년간 몸담았던 LG와 비즈니스 현장을 떠나지만 여러분이 만들어가는 LG유플러스가 진정한 일등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힘차게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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