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큰 장 선다…현대차 E-GMP '3차 공급사' 입찰 결과는?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0.11.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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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좌측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사진제공=현대차현대차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좌측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3차 배터리 입찰이 빠르면 올 연말에 낙찰 기업을 확정할 예정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최대 수십 조원에 달할 수 있는 이번 배터리 공급 계약을 누가 따내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3차 물량은 1·2차 합계보다 큰 26조원 '추산'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E-GMP 배터리 공급은 1차(아이오닉5) 입찰에선 SK이노베이션이, 2차(아이오닉 6) 입찰에선 LG화학과 중국 CATL이 각각 발주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3차 배터리 입찰이 이르면 이달 중에 확정될 전망이다.



현대차 E-GMP는 배터리 발주 금액이 조 단위에 달해 배터리 업체 뿐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까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선 E-GMP 1차 배터리 물량은 10조원, 2차 물량은 16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현대차는 이 1·2차 배터리 물량을 바탕으로 한 전기차 완성차를 각각 2021년, 2022년 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E-GMP 3차 배터리 입찰은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아이오닉7'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액으로는 1차와 2차를 합친 것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많을 것이란 얘기가 들린다. 이 경우 3차 배터리 공급 금액은 최소 26조원 어치 이상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E-GMP 기반의 전기차를 본격 생산하며, 전기차 시장 확대에 나선다. 현대·기아차의 2025년까지 연간 전기차 판매 목표만 100만대 이상이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9월 이미 전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13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4위(7.2%)를 기록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이오닉5는 2021년 연 7만대 판매가 예상되며 테슬라를 제외한 완성차 기업의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국내·외 잇단 화재사고…배터리 수주 변수될까
현대차의 이번 3차 배터리 발주는 '배터리 화재' 변수가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이냐도 주목된다. 지난달 국토교통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EV)의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셀 제조 불량' 가능성을 꼽았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017년 9월29일부터 2020년 3월13일까지 제작된 국내 차량 2만5000여대는 물론 해외에서 판매한 7만7000대의 코나에 대해서도 리콜을 결정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이 빍혀지지 않아 배터리 문제 여부는 판명되지 않았지만 코나에 배터리를 공급한 LG화학은 변수를 안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이르면 올 연말까지 3차 입찰을 일단락짓고 2024년부터 아이오닉7을 본격 생산할 전망이다.

삼성SDI 부상…삼성·현대차 협력관계 나올까
현대차의 E-GMP 3차 배터리 발주 규모가 워낙 큰 만큼 배터리 공급사로 최소 2개 이상 업체가 선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5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부족 현상이 빚어져 '공급자 주도 시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앞으로 배터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어서다.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공급사 다변화' 전략을 내놓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삼성SDI가 현대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느냐도 관심거리다. 삼성SDI와 현대차 모두 입찰 참여 여부조차 함구할 정도로 신중한 모습이지만 업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잇따라 만난 만큼, 양 그룹이 새로운 협력관계를 연출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 경우 삼성SDI와 이미 현대차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된 국내·외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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