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파업 종료…격려금 50만원 인상 외에 무엇을 얻었나?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0.11.2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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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GM 본사에서 한국GM 사측과 노동조합이 24차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GM노동조합 25일 한국GM 본사에서 한국GM 사측과 노동조합이 24차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GM노동조합


노조 파업으로 불안감을 키웠던 한국GM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마침내 타결됐다. 지난 7월 첫 노사가 첫 상견례를 가진 이후 4개월여만의 합의다. 노조는 이번 파업으로 격려금 및 성과급 50만원 추가 인상을 얻었지만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규모는 2만대에 달한다는 관측이다.

25일 한국GM은 이날 진행한 24차 임단협 교섭에서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전날 교섭에서 사측이 그간 고수했던 2년 주기 임금교섭을 철회한 것이 타결의 물꼬를 틀었다.



한국GM 노조는 임단협 과정 내내 '2년 주기 임금교섭'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그만큼 사측의 2년 주기 임금교섭 입장 선회는 이번 협상에서 노조가 얻은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사측이 350만원 수준으로 제시했던 격려금 및 성과급 규모도 노조 요구에 맞춰 400만원으로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이중 성과급 300만원은 올해말(12월31일)에 지급하며 코로나 위기극복 격려금 100만원은 절반은 합의 후 즉시, 나머지는 내년 1분기 중 지급할 방침이다.



다만 노조측이 신차 배정을 요구해왔던 부평2공장에 대해서는 시장 수요를 고려해 현재 생산 중인 차종에 대한 생산일정을 연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부평2공장에서는 현재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를 생산 중이다.

노조는 당초 부평1공장과 마찬가지로 2공장에도 신차를 배정할 것을 요구해왔다. 현 생산차종이 단종될 경우 공장폐쇄 및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반면 사측은 공장의 가동 효율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지속했다. 노조는 신차 배정에서는 한발 물러서는 대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직원들의 고용안정에 대한 제반 대책을 수립하는 방안으로 일단락했다.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있는 부평1공장에 대해서는 원안대로 내년부터 1억9000만달러(약 215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앞서 한국GM 사측은 노조 파업이 지속되자 계획했던 부평공장 투자계획을 전면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만큼 GM노조는 이날 오후 예정된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통해 지속했던 파업을 잠정 중단할 예정이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23일 잔업 및 특근 거부를 실시한 이후 같은 달 29일부터 부분파업을 진행해왔다. 이로 인해 발생한 생산차질 규모는 약 2만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임단협이 타결 수순을 밟게 됐지만 이번 갈등으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은 더욱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속된 생산차질로 한국GM은 올해 역시 흑자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과거부터 이어졌던 한국GM의 철수설 역시 파업으로 인해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기도 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철수 가능성을 제기한 데 이어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도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파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장기적인 영향으로 번질 것"이라며 철수 의지를 직접 시사하기도 했다.

생산 중단으로 관련 협력업체들의 경영악화를 키운 것도 비판의 목소리를 더하고 있다. 앞서 한국GM 협신회는 파업 지속으로 협력업체들이 줄도산 위험에 빠졌다며 조속한 합의를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19일에는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직접 한국GM 부평공장 서문에서 관련 피켓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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