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AI반도체 제2의 D램으로 키운다"…SKT '50조 시장' 도전장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정진우 기자, 김수현 기자 2020.11.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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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한국판 뉴딜'의 첫 현장행보로 강원도 춘천 데이터·AI(인공지능) 전문기업 더존비즈온 강촌캠퍼스를 찾아 개발자들과 차담회를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뉴딜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경제를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가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제공) 2020.6.18/뉴스1(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한국판 뉴딜'의 첫 현장행보로 강원도 춘천 데이터·AI(인공지능) 전문기업 더존비즈온 강촌캠퍼스를 찾아 개발자들과 차담회를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뉴딜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경제를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가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제공) 2020.6.18/뉴스1


“차세대 AI(인공지능)반도체 시장을 조기 선점하겠다.”

SK텔레콤이 AI반도체 시장에 직접 뛰어든 것은 미래 시장 가치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모든 기기와 사물에 AI가 탑재되는 ‘AI 퍼스트’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이를 둘러싼 글로벌 IT공룡들의 패권 경쟁도 뜨겁다. 이중 NPU(Neural Processing Unit; 신경망프로세서)로 불리는 AI반도체는 AI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다. 자율주행차나 스마트 기기, 사물인터넷(IoT) 등 각 분야에서 AI 서비스가 결합 되는데, 이를 원활하게 구현해주는 게 AI 반도체다.



25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123억 달러에서 오는 2024년 439억 달러(약 50조 원)로 연평균 29%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에서도 SK텔레콤이 가세한 데이터센터 서버용 추론 전용 칩 시장은 오는 2022년까지 연평균 8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버 기반의 AI 응용 서비스가 빠르게 보편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SKT 50조 미래형 반도체 시장 노리는 이유
文 "AI반도체 제2의 D램으로 키운다"…SKT '50조 시장' 도전장


그동안 AI 데이터센터는 GPU 칩으로 운영돼왔다. 그러나 칩셋 가격이 비싸고, AI 연산시 유휴 자원이 발생한다는 게 단점이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게 AI반도체다. SK텔레콤이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반도체(SAPEON X220)는 동시 다발적 데이터 처리에 활용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연산 효율을 GPU에 비해 1.5배 높인 반면, 가격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 이렇다 할 경쟁자도 없다. 구글, 아마존 등이 AI반도체를 개발했지만 자체 데이터센터에 적용했을 뿐 외부 판매계획은 없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AI반도체와 AI 기반 콘텐츠 추천, 음성 인식, 영상 인식, 영상화질 개선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접목해 토탈 솔루션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동통신 시장 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탈(脫)통신 사업을 고민해왔던 SK텔레콤이 AI반도체 개발에 뛰어든 건 2017년이다. 당시 AI 인프라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GPU 시스템을 대체해 운영비용을 줄이고 서버 성능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듬해인 2018년 AI 음성비서 ‘누구’ 서버에 음성 인식용 AI 가속기를 적용됐는데, 데이터센터에 AI반도체가 상용화한 첫 사례다.


누구 서버에 적용된 AI 가속기는 기존 CPU(중앙처리장치) 및 GPU 대비 3배 이상의 성능을 구현함으로써 서버의 증설 없이 AI 전체 서비스 용량을 3배 이상 늘리는 효과를 거뒀다. 지난해에는 지능형 CCTV 서비스 ‘T뷰’와 이를 적용한 ADT캡스의 침입자 탐지 서비스에도 적용했다.

SK텔레콤은 AI 반도체 핵심 코어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정부, 반도체 관련 대·중소기업과 손잡고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자회사인 SK하이닉스와의 협업을 통해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적잖은 시너지를 내겠다는 각오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반도체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빠른 연산을 수행하는 코어 설계와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공급하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 기술인 만큼 SK하이닉스와 시너지 효과가 적지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SK텔레콤은 과기부 국책 과제 수행을 통해 후속 AI 반도체 개발도 진행 중이다. 오는 2022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2029년까지 1조원 투자…文 "'제2의 D램’으로 키운다"
文 "AI반도체 제2의 D램으로 키운다"…SKT '50조 시장' 도전장
AI반도체를 비롯한 AI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 주요국들이 국가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IT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산업 지원에 팔을 걷어 부쳤다.

오는 2030년까지 디지털 경쟁력을 세계 3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지능화 경제 효과 455조원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먼저 AI반도체를 '제2의 D램'으로 키우기 위해 2030년까지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고 혁신기업 20개, 고급인재 3000명을 확보한 AI반도체 선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연산 저장 기능을 통합한 PIM(Processing In Memory) 반도체 기술 고도화 사업과 총 1조원 가량을 투입한 대형 R&D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연내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191종과 빅데이터 플랫폼 16개를 구축하고 2025년까지 43조원 규모의 데이터 시장과 9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추진키로 했다.아울러 오는 2025년까지 행정·공공기관의 전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키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에 직접 참석해 "AI 반도체를 '제2의 D램'으로 키우겠다"며 "2029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하고 연말까지 '인공지능 법·제도 개선 로드맵'을 마련해 규제를 개선하고 기업 혁신을 돕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인공지능 국가전략' 주요 성과와 과제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구현모 KT 대표, 김윤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AI 산업을 선도하는 국내 주요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CEO(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참석해 AI 기술 개발 현황과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김윤 SK텔레콤 CTO는 이날 행사에서 국내 최초로 출시한 AI 반도체 상용 제품을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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