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마침내 파업 종지부…4개월만 임단협 잠정 합의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0.11.2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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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천시 부평구 한국GM 부평2공장 모습. /사진=이건희 기자24일 인천시 부평구 한국GM 부평2공장 모습. /사진=이건희 기자


노조 파업으로 불안감을 키웠던 한국GM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마침내 타결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 7월 첫 노사가 첫 상견례를 가진 이후 4개월여만의 합의다. 한 달 가까이 지속된 파업도 마무리돼 더 이상의 생산차질은 피하게 될 전망이다.



한국GM은 이날 진행한 24차 임단협 교섭에서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날 교섭에서 사측이 그간 고수했던 2년주기 임금교섭을 철회한 것이 타결의 물꼬를 틀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사측이 새롭게 제시한 격려금 및 성과급 400만원 지급안을 합의안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성과급 300만원은 올해 말(12월31일)에 지급하며 코로나 위기극복 격려금 100만원은 절반은 합의 후 즉시, 나머지는 내년 1분기 중 지급키로 했다.



노조측이 신차 배정을 요구해왔던 부평2공장에 대해서는 시장 수요를 고려해 현재 생산 중인 차종에 대한 생산일정을 연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부평2공장에서는 현재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를 생산 중이다.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있는 부평1공장에 대해서는 원안대로 내년부터 1억9000만달러(약 215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앞서 한국GM 사측은 노조 파업이 지속되자 계획했던 부평공장 투자계획을 전면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만큼 GM노조는 이날 오후 예정된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통해 지속했던 파업을 잠정 중단할 예정이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23일 잔업 및 특근 거부를 실시한 이후 같은 달 29일부터 부분파업을 진행해왔다. 이로 인해 발생한 생산차질 규모는 약 2만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파업이 장기화 될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GM 협력업체까지 직접 나서 임단협 협상 타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국GM 협신회는 파업이 지속될 경우 생산중단으로 취약한 유동성으로 협력업체들이 줄도산을 할 수 있다며 조속한 합의를 호소했다. 지난 19일에는 한국GM 부평공장 서문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GM노조는 다음주 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해 최종 타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합의안이 기본급 인상 등 최초 노조 요구안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과반수의 찬성표를 얻을 지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이번 파업으로 한국GM의 국내 철수설까지 불거졌던 만큼 업계에서는 임단협 최종 타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지난 18일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향후 몇 주 안에 파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장기적인 영향으로 번질 것"이라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국GM측은 "노사간 잠정합의에 이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향후 공장 운영을 정상화하고 경영 정상화 계획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가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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